
“기업인의 역량을 바탕으로 민간 외교관 역할에 충실할 계획입니다.”
울산의 자동차 핵심부품 생산기업인 한주라이트메탈 이용진 대표이사가 유럽의 생산기지로 불리는 슬로바키아의 명예영사에 취임한다. 이 명예영사는 한국의 산업수도이자 자동차도시 울산에서 향후 양국 간 경제인들의 협력 가교 역할을 할 전망이다. 또 한국에 거주 중인 슬로바키아인들의 권익 향상에도 힘쓸 예정이다.
이용진 한주라이트메탈 대표이사는 지난 2022년 가동을 시작한 슬로바키아 공장 설립을 위해 코로나가 맹위를 떨치던 시기 슬로바키아를 오가며 슬로바키아와 인연을 맺게 됐다. 공장 설립을 추진하면서 자연스레 현지 관계자들과 교류가 잦아졌고, 그 인연으로 슬로바키아 명예영사를 맡게 됐다.
이 명예영사는 “슬로바키아에서 명예영사로 임명해줬다는 것만으로 개인적으로 굉장한 영광이다”며 “영사직을 맡는 동안 한국과 슬로바키아를 잇는 민간 외교 사절로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유럽의 관문인 슬로바키아에는 한주라이트메탈을 비롯해 한국기업이 많이 진출해있다. 한국은 슬로바키아에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국가 가운데 다섯손가락 안에 들 정도다. 또 자동차산업이 발달해 울산과 교류가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전쟁 이후 전후 복구와 관련된 국내 기업의 참여도 기대해볼 수 있다.
한주라이트메탈도 지난 2022년 슬로바키아 블카노버에 공장을 연 것을 시작으로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 명예영사는 슬로바키아에 국내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경제적 교류가 활발해진 만큼 이들 간의 인적 네트워크 교류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슬로바키아가 로봇 공학 등 로봇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산업용 로봇분야에서 가장 앞선 한국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부품사들이 유럽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이 명예영사는 “명예영사로 한국과 슬로바키아 양국의 국익을 위해 도움이 되는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며 “슬로바키아에서 관심이 높은 로봇산업에서 국내 기술력이 크게 앞선 만큼 이를 바탕으로 한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주한 슬로바키아 명예영사관은 울산 울주군 온산읍 온산국가산업단지 한주라이트메탈 본사에 마련된다. 이 명예영사는 14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이 명예영사는 부산·울산·경남지역을 관할해 여권·비자 발급 등의 제외한 대부분의 영사 업무를 맡게 된다.
이 명예영사는 “울산을 비롯해 부산에서도 많은 기업인이 명예영사를 맡았지만, 명예영사를 명예직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슬로바키아에 도움이 되고 우리 기업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게 노력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편, 한주라이트메탈은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국내외의 수요 급증으로 양적인 팽창기에 접어든 1987년에 설립됐다. 현재 미래 친환경 자동차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에 알루미늄 주조기술을 활용한 초경량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한주라이트메탈의 초경량화 주조기술은 과거 내연기관의 경량화를 통한 연비절감효과를 넘어서는 자동차 섀시 및 차체의 경량화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