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울산이 신르네상스 시대를 열고 있다. 정체돼 있던 주력산업은 잇따른 투자로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고, 산업수도의 위상을 굳건히 할 신성장동력 구축도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친환경 액체물류 허브 항만에 방점을 찍을 국내 최대 LNG 벙커링 사업은 성공적으로 시운전을 마치고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선행 과제인 개발제한구역 해제는 울산시의 강력한 요구에 정부가 화답하는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고, 유수의 기업들을 유인하는 기반이 될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 역시 도입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민선 8기 울산시 투자 유치의 핵심인 S-OIL의 샤힌 프로젝트는 석유화학 산업의 퀀텀점프를 이끌 선두주자다. 지금은 하루 1800명가량의 근로자가 작업에 투입되고 있는데, 올 하반기 본격적인 설비 공사가 시작되면 하루 최대 1만7000명의 대인원이 현장을 가득 메우게 된다.
샤힌 프로젝트 건설 기간 중 지역 건설업체 생산 유발 효과는 3조원에 달하며, 2027년 상업 가동에 들어가면 정규직 신규 채용 400명과 연간 9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예상된다. 상업 생산 후 확보한 연료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지역 석유화학업체에 안정적으로 공급돼 이들 업체의 원가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전담 공무원 투입으로 행정 절차를 대폭 단축하고 순조롭게 건설 중인 현대차 전기차 전용공장은 연계 투자를 부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1조원을 투자해 전동화 전환과 차체 경량화를 위한 하이퍼캐스팅 관련 차체 부품 공장을 울산공장 안에 짓기로 했다. 현대모비스는 900억원을 투입해 전기차 전용공장 인근에 신규 전기차 모듈 공장을 조성한다. 울산시가 추진 중인 남목 일반산업단지 조성 작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산단이 들어서면 현대차 전기차 관련 투자가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는 이차전지 산업 투자 역시 순항 중이다.
2030년까지 총 13조원의 민간 투자가 예상되는데, 삼성SDI와 고려아연, LS MnM 등의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액체 화물을 처리하는 액체물류 허브 울산항도 전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 LNG 터미널 시운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수소와 암모니아를 더해 친환경 물류 허브로의 방향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
민선 8기 울산시의 1호 공약인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한 산업단지 조성 역시 본격적인 수순을 밟고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의 강력한 요청에 윤석열 대통령은 해제 기준의 전면 개편을 약속했고 국토교통부는 관련 지침 개정을 완료했다. 지역전략사업 선정에 따른 해제 총량 제외와 환경평가 1·2등급지 해제라는 지침 변경은 산단 용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울산에 단비로 작용하게 된다.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마찬가지로 울산이 불씨를 지핀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도 근거 법안이 마련되면서 출구가 보이는 형국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개최한 지역경제회의에서 충분한 사전 논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제도 도입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울산을 비롯한 발전소 주변 지자체의 협공이 정부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민선 8기 전반기 울산시는 지역 정치권과의 강력한 공조 아래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민선 8기 반환점을 앞두고 새로 출범한 지역 국회의원과의 협의 체계 구축 역시 중요하다.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현 기조를 이어간다면 울산은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 이후 다시 한 번 부흥의 시대를 열게 될 것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민선 8기 울산시는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을 목표로 출범했다. 여기에는 울산을 오늘보다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며 “열정의 과거 60년을 지나 희망의 미래 60년을 열기 위해, 앞으로도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극복해 나갈 것이다. 산업과 경제, 문화와 관광, 시민 생활 기반을 두루 갖춰 나가면서 ‘꿈의 도시 울산, 더 큰 울산’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