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박찬호·류현진, 축구 손흥민·김민재,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등 국내외 스포츠 스타가 출신 고향에 가져다 주는 브랜드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전국 주요 도시들이 스포츠를 한류의 한 분야로 인식하고, 이를 육성하기 위한 전략짜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울산도 기업 유치 못지 않게 스포츠 스타 육성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실력은 출중한데, 가정 형편이 어려워 꿈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스포츠 인재 육성에 지역 사회 구성원들의 사랑의 손길이 필요하다. 본보는 울산을 빛낼 미래 스포츠 히어로들을 발굴하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본다.
“한국인 최초의 F1 드라이버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최강현(미포초 5)군은 타이어 매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동차를 좋아하게 됐다.
최군은 “가족끼리 레저 카트장에 놀러 간 적이 있는데 그때 레이싱 카트를 보고 관심이 생겼다”며 “이후 레이싱 스쿨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면서 레이싱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군은 레이싱 카트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어찌 보면 간단한 구조이지만 운전과 레이싱의 기본이 카트에서 시작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카레이서나 F1 드라이버들의 99% 이상이 카트 레이싱 출신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최근 넷플릭스가 제작한 F1 관련 다큐 시리즈인 ‘드라이브 투 서바이브’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선수들이 유소년 시절 카트를 타던 장면이 자주 나와 카트 레이싱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비인기 종목 중 하나에 그친다”고 아쉬워했다.
최근 최군은 전남 영암국제카트경기장에서 열린 2024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KIC 카트 레이싱 대회 미니 클래스(10~13세) 결승전에서 12랩을 11분47초693의 기록으로 9명의 선수 중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예선전에서는 58.140의 기록으로 클래스 코스 레코드를 기록해 대회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최군은 “연간 시리즈로 점수를 합산해 연말에 국가대표로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카트 시합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며 “올해 치러진 두 경기 모두 최고 점수로 1위를 유지 중이기 때문에 남은 시합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반드시 나라를 대표해 이탈리아에서 시합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10월 강원 인제에서 열린 KKC(코리아카팅챔피언쉽)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2023년도 문체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롤 모델에 대해 “카레이서들의 롤 모델은 F1 선수들이다. 저 역시 오라클 레드불 레이싱팀의 막스 베르스타펜(네덜란드)과 스쿠데리아 페라리팀의 샤를 르클레르(모나코)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미니 클래스 1위를 기록 중인 이츠키를 좋아하는데, 나와 친구이기도 하다”며 웃었다.
그는 카트 레이싱을 하면서 느낀 어려운 점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최군은 “국내에서 진행되는 훈련과 시합은 최대한 주말에 집중해서 하는 등 학업에 공백이 없도록 노력 중이다”며 “다만 해외를 나갈 경우 교육부 정식 종목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 등록을 할 수 없어 결석 처리가 되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힘든 점은 울산에 경기장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남 영암으로 주말마다 1박2일 훈련을 다니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군은 “이동부터 숙식, 타이어 수리 및 교환, 기타 소모품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스포츠”라며 “특히 해외 시합에 참가할 때 드는 비용은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많이 부담스럽다. 국가나 기업체의 지원이나 후원이 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최강현군은 “최고의 카레이서로 성장해 한국인 최초의 F1 드라이버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중국이나 일본에서 국가나 기업체의 후원으로 유명 F1 드라이버를 배출한 것처럼 한국에서도 그렇게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