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돌본 장애아들 ‘간병 살인’ 어머니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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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돌본 장애아들 ‘간병 살인’ 어머니 실형
  • 정혜윤 기자
  • 승인 2024.05.2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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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질환과 장애를 가진 아들을 30년 넘게 간병하다 처지를 비관해 살해한 60대 어머니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1일 울산지법은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울산 자신의 집에서 30대 아들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의 아들은 선천성 심장병, 청각 장애, 면역 장애 등에 소화 기능도 좋지 않아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거나 자주 토했다. 그는 아들을 돌보며 의료비 마련을 위해 일을 했지만 아들 병세는 악화됐다.

A씨도 점차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척추협착증이 생기는 등 건강이 나빠졌다. 지난해 9월에는 허리통증 때문에 요양보호사 일도 그만뒀다.

허리 통증 증세가 다소 나아져 재취업을 준비하던 A씨는, 그 무렵 아들의 건강이 다시 나빠지자 큰 절망감을 느꼈다.

정신과 약을 먹어야 할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A씨는, 결국 남편이 외출한 사이 아들을 자신의 손으로 살해했다. 이후 자신도 죽으려고 시도했지만 귀가한 남편에게 발견돼 실패했다.

재판부는 “간병과 직업 활동을 병행하며 다른 가족과 소통이 부족할 정도로 고된 삶을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범행 이전에도 아들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으나 아들이 저항해 실패했다. 생존 의지를 보였던 피해자를 살해한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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