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하수도서 마약류 꾸준히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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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하수도서 마약류 꾸준히 검출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4.05.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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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하수처리장에서 4년간 꾸준하게 상당량의 마약류가 검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 시도와 달리 분류식 하수 체계를 운영 중인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하수관로 역추적 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데이터를 축적하고 검출 센서를 개발할 경우 실시간 수사를 통해 마약 청정도시를 구축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하수 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 행태’ 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하수 역학 조사는 전국 17개 시도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고, 하수 유량과 하수 채집 지역 내 인구수 등을 고려해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하는 방식이다.

식약처는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사·단속 기관의 적발 외에 실제로 사용되는 마약류의 종류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식약처가 하수역학 기법을 처음 실시한 지난 2020년에는 울산의 농소, 용연, 방어진, 온산하수처리장 4곳을 조사했지만, 2021년도부터는 용연, 방어진 하수처리장 등 2곳만 검사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지난 4년간 하수처리장에서 필로폰(메트암페타민), 암페타민, 엑스터시(MDMA) 등이 꾸준히 검출됐다. 울산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된 마약은 필로폰이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 필로폰 사용 추정량은 경기 시화·인천이 높았으며, 암페타민의 경우 청주·광주, 엑스터시(MDMA)의 경우 경기 시화·목포, 코카인은 서울(난지)·세종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만 지역별 추정량은 시료 채취 시기의 강수량이나 하수처리 구역 내 유동 인구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식약처는 덧붙였다.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하수관로를 역추적해 마약류 성분 배출 장소를 특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울산은 다른 시도와 달리 오수와 우수를 분리해 처리하는 분류식 하수 체계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시료 채취에 효과적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분류식의 경우 마약 성분이 다량 검출된 하수처리장을 먼저 찾아낸 뒤 의심 지역의 간선 관로에서 시료를 채취해 조사하고, 이후 농도가 높은 간선과 연결된 지선으로 조사 범위를 점차 좁히면 된다. 같은 방식으로 지선 관로에서 연결된 가정이나 유흥업소 등 사업장으로 역추적하면 다량 배출 장소를 확인할 수 있다. 관련 데이터를 누적 확보한 뒤 이상이 생기면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하면 된다.

마약류를 검출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하면 자동으로 자료를 전송받아 실시간 수사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면 범죄 예방 효과도 기대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다량 배출 장소를 확인할 수 있는 역추적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마약과 관련된 지역 특성을 분석하고, 마약 관련 교육·캠페인 타깃층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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