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적 외 전기 사용’이라는 이유로 울산과학대학교 청운체육관의 주민 이용이 중단된다. 가뜩이나 타 구군에 비해 체육 인프라가 부족한 동구에서 일익을 맡고 있던 시설의 이용이 불가해지는 만큼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울산과학대 동부캠퍼스 청운체육관. 오전 이른 시간임에도 체육관 앞 주차장은 붐볐다. 체육관 안으로 들어서자 쾌적한 환경의 피트니스장과 스쿼시장에 학생뿐만 아니라 많은 주민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피트니스장 입구에는 ‘2024년 6월1일부로 주민 개방을 중단하며, 6월 이후 잔여 기간에 대해 환불조치를 하겠다’는 내용의 긴급 안내문이 지난 22일자로 걸려 있다.
울산과학대는 체육관 건립 이후 건강 증진이라는 공익 차원에서 주민들에게 체육 시설을 개방했다.
그동안 월 이용료 5만원으로 필라테스·배드민턴을 제외한 시설 이용이 가능한 만큼 주민들의 호응도가 높았다. 실제 우수한 시설과 쾌적한 주차장으로 피트니스장에만 하루 평균 100여명 이상의 주민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교육용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 점이 발단이 되면서 사용 중단에 직면했다. 교육용 전기를 공급하는 교육용 시설을 대학 구성원이 아닌 일반 시민이 이용하면 불법이라는 한국전력의 지적이 최근 제기됐기 때문이다.
교육용 전기는 일반 전기보다 비교적 저렴한 값으로 유치원, 초·중·고교, 대학,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 등 교육시설에 공급된다.
울산과학대가 교육용 전기를 공급 받는 청운체육관을 주민에게 개방하려면 교육용이 아닌 ‘일반용 전기’로 교체해야 한다. 학교 측은 주민에게 개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지만, 설비 교체 등에 수억원이 투입된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결국 ‘주민 미개방’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급작스러운 학교 측의 결정에 대해 한 주민은 “동구에 마땅한 체육 시설이 없어 주로 학교 체육관을 이용했는데, 공지가 늦게 올라 왔다”며 “이제 어디서 운동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당혹감을 내비쳤다.
특히 신설 체육 시설로 주목받던 ‘서부건강센터’가 최근 시운전을 마친 뒤 재개관을 앞두고 미비점이 발견돼 정확한 개관 일자를 정하지 못하는 사례까지 겹치면서 동구 주민들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학교 측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고, 운영 중단 유예를 요청해 둔 상태”라며 “공공 체육시설 확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