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건설업종 재무건전성, 외환·금융위기때보다 더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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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건설업종 재무건전성, 외환·금융위기때보다 더 악화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4.06.1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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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업과 건설업 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2000년대 초반 외환위기 시기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보다 악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부동산 및 건설업 재무 건전성 점검’에 따르면 부동산업 기업의 부채비율(부채/자본·중간값 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낮아졌다가 2010년 이후 증가세로 전환해 2022년 345.6%로 정점을 기록한 뒤, 2023년 295.4%로 다소 하락했다.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2021년 137.1%로 10년 연속 130%대를 유지했으나, 2022년 128.6%, 2023년 115.9%로 하락했다.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은 2016년 이후 빠르게 하락해 2023년 말 1.08을 기록했다.

김현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특히 3분위수 기업 이자보상비율이 2016년 10.7에서 2023년 3.1로 하락해, 업종 내에서 상대적으로 상환능력이 우수한 기업도 이자 부담이 빠르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건설업의 경우 2000년대 디레버리징(차입 축소)이 진행됐다가, 2010년대 이후 부채비율이 다시 증가해 2023년 말 기준 110.5%를 기록했다. 유동비율은 2023년 말 174.7%로 양호한 수준이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223.7%)과 비교하면 49.0%p 하락했다.

건설업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2023년 2.7로 부동산업보다는 양호하나, 2017년(12.4)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채비율이 증가하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 데 비해 최근 건설업 영업이익률이 둔화하며 수익성은 낮아진 영향이다.

이와 함께 상환능력 취약 기업이 보유한 대출금 비중도 부동산업과 건설업 모두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코로나 팬데믹(2020년) 당시보다 높았다.

이자보상비율 1 미만 기업 대출금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동산과 건설업이 각각 44.2%, 46.6%로, 전체 대출금 절반 정도를 상환능력 취약 기업이 보유 중이다.

부채비율 기준(부채비율 200% 초과) 상환능력 취약 기업 비중도 부동산업이 63.0%, 건설업이 49.7%로 높은 수준이다.

김 연구위원은 “상환능력 취약 기업 보유 부채 비중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경우 취약 기업 연체율이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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