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허름한 옷차림
상태바
[기고]허름한 옷차림
  • 경상일보
  • 승인 2024.06.11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영철 울산교육청 교육기자단

요즘 핵가족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평가하는 세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

최근 현장 일을 마치고 허름한 작업복 차림으로 김해를 가기 위해 일행을 기다리던 중 화장실이 급해서 화장실을 찾던 중 모 병원은 문이 닫혀 있어서 못 들어가고 옆을 보니 화장실이 보여서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서 “사장님 죄송한데 화장실이 급해서 그런데 한 번만 사용할 수 있습니까” 라고 물으니 문이 잠겨서 안된다 라는 말만 계속하셨다. 순간 화가 났지만 어쨌든 급한 나의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이야기하니 그제야 열쇠를 주시는 것이었다. 생리현상을 해결하고 난 후 순간 나는 얼마 전 TV 한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어느 대기업 건물 앞에 있는 정원의 벤치에 앉아 한 중년 여인이 어린 남자아이를 데리고 성난 표정으로 아이를 훈계하고 있는 장면이 있었다.

마침 근처에서는 한 노인분이 정원의 나무를 손질하고 있었는데, 그 여인이 핸드백에서 화장지를 꺼내더니 손을 닦고는 노인이 일하는 쪽으로 휙 던져버렸다. 노인은 황당한 표정으로 여인이 있는 쪽을 돌아보았지만, 여인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심드렁하게 노인을 쳐다보았다. 노인은 아무 말 없이 화장지를 주워 쓰레기 바구니에 집어넣었다. 잠시 후에 여인은 아이의 코를 훔친 화장지를 또 던졌고, 노인은 역시 묵묵히 화장지를 주워 쓰레기통에 버렸다. 노인이 관목 손질용 가위를 집어 드는 순간 세 번째 화장지가 또다시 그의 눈앞에 툭 떨어졌다. 여인의 무례한 행동이 반복되는 동안 노인은 언짢은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때 여인이 아이에게 나무를 손질하는 노인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너 잘 봤지. 어릴 적에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저 할아버지처럼 미래가 암울해 평생 저렇게 천한 일을 하며 고단하게 살게 돼.” 말을 들은 노인은 손에 잡은 가위를 내려놓고 그들이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부인, 이곳은 회사 소유의 정원이라 직원들만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거야 당연하죠, 전 이 회사 소속 계열사의 부장이에요. 산하 부서에서 일한다구요” 그녀는 목에 잔뜩 힘을 준 채 거만하게 신분증을 흔들어 보였다. 그러자 그 노인은 휴대전화 좀 빌려 주시겠소. 노인이 그 여자에게 부탁하자, 여인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노인에게 휴대전화를 건네주었다. 그 여자는 이때다 싶어서 아들에게 한 마디 더 덧붙였다.

“저렇게 나이가 들었는데도 휴대전화 하나 없이 궁색하게 사는 꼴 좀 봐라. 저렇게 안 되려면 열심히 공부해야 해, 알았지” 휴대전화를 건네받은 노인은 통화를 끝낸 후, 고맙다며 휴대전화를 여자에게 돌려주었다.

그런데 잠시 후, 한 남자가 급하게 달려와 노인 앞에 예의를 갖추어 인사를 하였다. 노인은 그 남자에게 말했다. “저 여자를 당장 회사에서 해고시키게. 알겠습니다. 지시하신 대로 처리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노인은 아이 쪽으로 걸어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의미심장하게 이렇게 속삭였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이란다. 짧은 한 마디만 남기고 그는 유유히 사라졌다.

여인은 눈앞에 벌어진 뜻밖의 상황에 너무도 놀랐다. 달려온 남자는 그룹에서 인사를 담당하는 임원이자 그녀와도 잘 아는 사이였다. 여인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어째서 당신은 저 정원사에게 그렇게 깍듯이 대하는 거죠. “무슨 소리야. 정원사라니. 저분은 우리 그룹의 회장님이세요” “뭐라고요. 회장님” 여인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벤치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한 한순간의 실수로 평생직장을 날려버린 것이다.

우리가 잘 알아야 할 것은 사람을 대할 때 겉모습만 보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을 절실하게 직접 경험하는 하루였다. 분명히 이분은 고급 옷을 입은 손님이 부탁했다면 직접 가서 화장실 문을 열어주었을 것이다. 오만한 한마디 말이 아니라 모범적인 언행을 보여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을 대하는 가게 사장의 기본자세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각자의 위치에서 기본만 지켜 생활한다면 울산은 인정 많은 살기 좋은 도시라고 소문 날 것이라 생각해본다.

이영철 울산교육청 교육기자단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바닷가 미관 해치는 ‘도료광고’ 눈살
  • 트램 통과 구간 공업탑로터리 평면화 여부 촉각
  • [발언대]염포산터널 정체 해소를 위한 제언
  • ‘울산도시철도 1호선’ 공청회, 태화강역~신복교차로 30분, 버스보다 15분 아낄 수 있어
  • 서울산권 도시지역 확장 속도낸다
  • [경상시론]태화강역은 울산의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