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방영웅]이승현 울산 남부소방서 새내기 소방관, “트라우마 견뎌내고 새로운 생명 구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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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소방영웅]이승현 울산 남부소방서 새내기 소방관, “트라우마 견뎌내고 새로운 생명 구할것”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4.06.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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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남부소방서 119구조대에 근무하는 2년차 새내기 소방관 이승현 소방사. 이 소방사는 새내기 소방관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인 PTSD 극복을 강조했다.
“인명을 구하지 못한 트라우마를 견뎌내, 새로운 생명을 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소방 영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베테랑 소방관의 활약도 물론 중요하지만, 새롭게 소방관으로 임관해 경험을 쌓고 있는 3년 차 미만 새내기 소방관의 성장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본보는 11일 소방관으로 임관한 지 만 2년이 된 이승현 소방사와 인터뷰를 통해 새내기 소방관의 애로 사항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소방사는 현재 울산 남부소방서(서장 김규주) 119구조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소방사는 소방관이 되기 전, 특전 부사관으로 4년 반 동안 국가를 위해 복무했다. 전역 후 앞으로의 진로를 고민하며, 아파트 보안업체에서 일을 했다.

보안업체에 근무하던 당시, 하루는 아파트 화재경보기가 울려 이 소방사가 먼저 확인을 하러 갔다. 경보기 오작동인 경우가 많은데, 그날은 ‘푸쉭’하는 가스 새는 소리와 함께 문틈 사이로 연기가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화재가 발생한 것이었다. 이 소방사는 다른 직원에게 신고를 요청하고, 발화층이었던 20층부터 36층까지 뛰어다니며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또 본능적으로 소화기를 들고 화재 현장으로 뛰어 들어갔다. 다행히 스프링클러가 작동해 화재가 어느 정도 진화된 상태였다.

이 소방사는 “1층으로 내려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보인 소방관들의 모습에 안심이 되고 ‘영웅’ 같아 보였다”며 “주민들이 고맙다고 과일을 들고 오셨는데, 그때 소방관이 내 일이구나 생각했다”고 소방관이 된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022년 특수부대 출신 특채로 임용된 이 소방관은 지난해 1월 현재 119구조대로 발령받은 뒤 첫 구조 임무에 나섰다. 당시 남구 달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이 소방사가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불이 최성기로 타오르고 있었다.

연기로 가득 차 앞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복도 바닥에 쓰러져 있던 남성을 발견해 밖으로 이동시켰다. 이후 이어진 2차 진입에서 옷장 안에 있는 여성을 발견해 구조했다.

이 소방사는 “요구조자들이 병원으로 이송돼 안심하고 있었는데, 두 명 모두 사망한 사실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내가 조금만 더 빨리 구조했으면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죄책감에 한동안 시달렸다. 이런 게 PTSD인 것 같다”고 말했다.

새내기 소방관에게 있어 가장 어려운 일은 인명사고를 목격하고, 구조에 성공했음에도 생명을 구하지 못해 따라오는 PTSD를 견디는 것이다. 소방본부에서는 이를 치료해 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결국 이를 극복하는 것은 소방관 각자의 몫이다.

이에 대해 이 소방사는 “사고사나 참혹한 현장을 많이 마주하면서 한동안은 계속 불면증에 시달리고 고인분들의 얼굴이 떠올랐다”며 “시간이 조금 지나다 보니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조금 무뎌지고 있고, 완전히 나아지지는 않지만 스스로 채찍질하며 잊어나가고 있다. 새로운 인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트라우마를 견뎌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방사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 “노래방 화재가 발생한 곳을 갔는데, 화세가 강해 힘든 현장이었다.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이 고생한다며 커피를 쉴 새 없이 배달해 주셨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낀 날이었다”고 웃었다. 이어 “현장을 누비다 보면, 많은 시민분들이 고맙다고 박수쳐주시고, 먹을 것도 가져다 주시기도 해 힘을 낼 수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승현 소방사는 소방관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소방 영웅’들에게 “소방관을 꿈꾸고 있다면 절대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 달려 나가라”며 “포기하지 않으면 멋진 소방관이 될 수 있다. 소방관이 돼서도 항상 직업의식을 잃지 말고 명예로운 소방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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