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공석 수개월째 학생선수 자율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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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 공석 수개월째 학생선수 자율훈련
  • 박재권 기자
  • 승인 2024.06.1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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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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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과학중·고등학교가 네 달째 운동부 지도자를 구하지 못해 학생끼리 자율 훈련을 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 체육계에서는 학교 운동부 지도자 수급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울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울산스포츠과학중·고교는 지난 2월 이후 최근까지 총 6차례 수영 종목 운동부 지도자 채용 공고를 올렸지만 지원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학생 선수들은 지도자 없이 각자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광주에서 열린 제3회 전국수영선수권대회에는 지도자 없이 인솔 교사와 함께 나섰다.

남구 옥현중학교 롤러부 상황도 비슷하다. 지도자가 수개월째 공석이어서 함월고 지도자에게 협조를 받아 겨우 운동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달 열린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했다.

학교 운동부 지도자의 채용이 어려운 이유는 고강도 업무에 못 미치는 낮은 임금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교육청은 지난 2019년부터 운동부 지도자를 교육공무직으로 전환했다.

이로 인해 운동부 지도자들은 월급 등 고정 임금만 받는다. 대회에 입상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일부 시도교육청과 대비된다.

이렇다 보니 학교 운동부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울산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영을 비롯해 테니스, 배드민턴 등 생활체육 활성화 종목은 개인 레슨의 수익이 더 크기 때문에 학교 운동부 지도자를 채용하는 게 더 어렵다.

한 체육 종목 단체 관계자는 “김찬영 등을 배출한 울산스포츠과학중·고교는 수영의 명문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메달 소식을 찾아보기가 힘들다”며 “학교 운동부 지도자들을 위한 현실적인 지원 방안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교육당국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운동부 지도자 수급 문제는 울산뿐 아니라 전국적인 사안이어서 최근 대한체육회 주관 17개 시도교육청 모임에서 이 문제를 강력히 건의했다”며 “1년에 한 번뿐인 전문 스포츠 지도자 자격증 시험 횟수를 2회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도 제안했다”고 밝혔다.

체육계는 학교 체육이 무너지면 한국 스포츠 경쟁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울산시체육회 관계자는 “엘리트 체육 육성 시스템의 근간은 학교 운동부”라며 “지도자에 대한 처우를 높이고, 학교 체육 수업을 활성화하는 등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학령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 운동부도 학교에서만 머물 것이 아니라 클럽으로의 변화를 꾀해 지역 사회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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