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ChatGPT의 진화: 인간과의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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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ChatGPT의 진화: 인간과의 소통
  • 경상일보
  • 승인 2024.06.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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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최근에 OpenAI가 ChatGPT의 새로운 버전 ‘GPT-4o’를 공개했다. GPT-4o는 GPT-4에 ‘모든’을 뜻하는 ‘옴니(omni)’의 ‘o’를 붙인 이름이다. 이 이름처럼 GPT-4o는 GPT-4에서 텍스트, 음성만 처리하던 기능에 비디오, 오디오까지 모두 처리하는 새로운 개념의 AI이다. 이전 모델에 비해 답변 처리 속도가 2배 가까이 빨라졌으며, 음성 반응 속도 또한 평균 320ms(1ms=0.001s)로 향상돼 실시간에 가까운 속도로 반응할 수 있어 좀 더 현실감 있는 AI로 진화했다.

실제 사용에서 시리나 빅스비, 알렉사 같은 기존 AI에 비해 훨씬 강력하다. 단순한 대화 보조자를 넘어 훨씬 더 복잡한 프롬프트를 처리한다. 특히 카메라와 동영상을 통해 사람이나 사물을 인식하고 얼굴 표정에 반응하는 것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 볼 수 있다. 자발적으로 농담을 던지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인간다움’까지 가미됐다. 실제로 GPT-4o는 영화 ‘그녀(Her)’에 등장한 AI 사만다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는 공허한 삶을 살던 주인공이 AI 사만다를 만나 조금씩 친밀해지면서 상처를 회복하고 행복을 되찾게 된다는 스토리다.

아이러니하게도 오픈AI가 GPT-4o를 공개한 다음날 구글이 개발자 행사에서 새로운 AI 모델 ‘프로젝트 아스트라’(아스트라)를 발표했다. 아스트라 또한 GPT-4o와 같이 텍스트는 물론, 음성이나 영상을 통해 소통이 가능하며,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AI 비서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아스트라도 GPT-4o와 마찬가지로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최첨단 AI 비서 ‘자비스’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에서 자비스는 전지전능한 능력으로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는 등 아이언맨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아스트라는 구글의 검색 기반 AI 모델인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텍스트, 오디오 및 비디오 입력을 처리할 수 있도록 모델링되어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확보한 정보를 기반으로 쿼리(Query: 데이터베이스에서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기 위해 요청하는 것)에 즉각 응답할 수 있다.

GPT-4o와 아스트라의 가장 큰 공통점은 텍스트뿐 아니라 오디오, 비디오 등 다중 모드 처리가 가능해 다목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GPT-4o의 다중 모드 처리(컴퓨터 운영체제의 운영기법인 일괄처리시스템, 다중프로그램시스템, 시분할시스템, 다중처리시스템, 실시간 처리시스템을 한 시스템에서 모두 제공하는 방식) 기능은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조화롭게 구성해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강의나 실시간 번역을 포함한 광범위한 텍스트 기능에 기반하며, 음성 처리 기술로 음성 언어를 파악하고 사용자 감정에 따라 음색과 어조를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비디오 처리 기능은 창의적인 시각 콘텐츠가 필요한 교육과 오락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GPT-4o는 더욱 향상된 처리 속도로 인간의 감정을 포함해 다소 복잡한 이미지를 빠르게 식별하고 처리할 수 있다. 미라 무라티 오픈AI 최고기술경영자(CTO)는 GPT-4o를 시연하는 자리에서 “인간과 기계가 상호작용하는 미래를 보고 있다”며 “GPT-4o가 이런 패러다임으로 전환 중”이라고 말했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 의하면 생물 집단은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장시간 동안 변화를 축척해 집단 전체의 특성을 변화시키며 진화한다. 즉, ‘특수한 환경 하에서 생존에 적합한 형질을 지닌 종이, 그 환경 하에서 생존에 부적합한 형질을 지닌 종에 비해 생존과 번식에서 이익을 본다.’라고 역설하고 있다. 생물종의 품종 개량과 같은 인공선택처럼 자연선택도 이루어진다.

GPT4-o나 아스트라와 같은 AI 비서는 여러 세대를 거쳐 장시간 동안 생물이 진화하는 것과 달리 빠르게 단 시간동안 현재 진행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간과 기계의 소통이 어디까지, 어떻게 진화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을 것 같다.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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