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도시와 산업의 조화 - 남목 산업단지 경관디자인의 혁신적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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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도시와 산업의 조화 - 남목 산업단지 경관디자인의 혁신적 방향
  • 경상일보
  • 승인 2024.07.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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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백 울산대학교 교수 울산공간디자인협회장

울산의 북구와 동구를 연결하는 남목 고갯길(염포삼거리에서 남목중학교 구간) 양편에 전기차 부품 및 수소연료전지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한 일반산업단지와 주거단지가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조성되고 있다. 남목 산업단지는 기존의 산업단지와 다르게 도시 중심부에 위치해 공간환경과 경관디자인적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도시 중심부에 조성되는 산업단지는 단순한 생산공간으로서의 기능적 역할을 넘어 도시 이미지를 형성하고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에 기존 산업단지에서도 공간환경과 경관디자인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수립되고 구현되는 것을 보면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현대 도시에서 산업단지는 더 이상 단절되고 폐쇄된 공간이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과 문화적 특성을 나타내는 공간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남목 고갯길은 아산로와 울산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 도시를 연결하던 유일한 통행로로서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갖기 때문에 이 장소에 조성되는 산업단지 경관디자인에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남목 산업단지 경관디자인을 통해 울산의 도시경관과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 자연과의 조화를 위한 친환경 산업단지 조성이 필요하다. 남목 산업단지는 도시와 자연이 만나는 접점에 위치하므로, 자연환경과의 조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충분한 녹지공간 확보와 자연 지형을 최대한 활용한 단지 조성이 필요하다. 옥상 정원, 벽면 녹화와 같은 자연 친화적 디자인을 적용해 건물 자체를 생태적 요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한 태양광 패널 등의 신재생 에너지 시설을 경관디자인 요소로 활용해 친환경 산업단지의 이미지를 구현해야 한다.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중심의 산업단지인 만큼 친환경 및 첨단 기술을 반영한 차별화된 공간으로 조성되어야 한다.

둘째, 도시와의 연계성을 고려한 개방적 공간구성과 경관디자인이 필요하다. 산업단지를 도시로부터 분리된 폐쇄적 공간이 아니라 도시의 맥락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산업단지 경계부에 대규모 녹지공간 및 가로공원과 같은 시민 친화적 공간을 배치하고, 보행자 중심의 가로 디자인을 통해 접근성과 사용성을 높여야 한다. 투명한 울타리나 개방형 설계를 통해 시각적 개방감을 확보하고, 산업활동을 시민들이 공감하고 이해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셋째, 울산의 정체성을 반영한 지역적 특성의 표현이 필요하다. 울산은 유구한 역사 문화적 전통과 역동적인 산업 수도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남목 산업단지의 건축과 경관디자인에 이러한 울산만의 특성을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문화 예술적 요소들을 디자인에 활용하거나, 울산의 산업 유산과 비전(Vision)을 바탕으로 한 경관디자인 적용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이를 통해 산업단지를 단순한 생산공간을 넘어 산업도시 울산의 매력을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

넷째, 근로자와 방문객을 위한 인간 중심의 디자인을 적용해야 한다. 산업단지 내 근로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공간구성과 차별화된 공공디자인을 개발하고 휴식공간, 운동시설, 문화시설 등을 적절히 배치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또한 전기차 산업전시관, 체험 시설 등을 마련해 산업단지를 교육과 관광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남목 산업단지의 경관디자인은 단순히 미적 요소를 고려하는 것을 넘어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혁신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자연과의 조화, 도시와의 연계성, 지역성의 반영 그리고 인간 중심의 디자인을 적용한다면 남목 산업단지는 단순한 생산공간을 넘어 도시의 새로운 매력 공간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혁신적 개념을 반영한 산업단지가 조성된다면 울산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고, 나아가 대한민국 산업단지 경관디자인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과 환경, 기술과 인간, 전통과 미래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남목 산업단지가 울산 시민들의 자부심이 되고, 미래 세대에게 영감을 주는 소중한 자산이 되길 기대한다.

이규백 울산대학교 교수 울산공간디자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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