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울산의 재도약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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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울산의 재도약은 시작되었다
  • 경상일보
  • 승인 2024.07.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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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삼건 울산역사연구소장·공학박사

7월 1일부터 민선 8기도 후반기에 돌입했다. 신문과 방송은 연일 단체장의 취임 2주년 기념식 뉴스와 전반기 2년간의 공과에 대해 보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눈길이 가는 기사가 울산시의 ‘재정자립도’와 ‘행정통합보다 경제동맹’이라는 뉴스다. 7월 1일 자 지역의 신문과 방송은 울산의 재정자립도가 작년보다 4.9% 포인트 하락한 51.7%라고 크게 보도하고 있다. 올 2월에 울산시가 고시한 ‘2024년 예산 기준 재정공시’에서는 재정자립도가 41.62%, 재정자주도는 62.74%라고 밝히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재정자립도란, 지방정부의 재원 중에 지방세와 세외수입 같은 자체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대표적인 지방세목은 취·등록세와 주민세, 재산세 등이다. 요즘처럼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 지방정부의 세수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재정자립도는 단순한 재정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일 뿐으로, 이 수치가 지방정부의 재정 여건을 제대로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조세 구조가 국세 80%에 지방세 20%로 중앙정부로부터 일정 재원을 받아와서 쓰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법령에 따른 각종 인·허가권도 중앙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지역 살림을 하는데도 일일이 정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이처럼 진정한 지방자치를 하기 어려운 구조가 지역 소멸을 불러오는 가장 큰 원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같은 7월 1일자 뉴스 중에는 올 3월 기준으로 울주군이 소멸위험지역에 새로 진입했다는 연구 결과 보도도 있었다. 울주군에는 온산국가산업단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멸 위험지역이 된 배경에는 수도권 집중이 있다. 세계적 규모의 산업시설을 안고 있는 울산이지만 공장이 아무리 잘 돌아가도 본사가 서울에 있는 대기업 법인세의 90%는 국고로 들어가고, 석유화학제품 수출입 등에서 나오는 관세도 모두 국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매년 울산세관의 관세와 울산지역 세무서에 납부되는 세금만 해도 20조 정도라고 하는데, 울산시가 중앙정부로부터 받아오는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 등은 2조원대 내외로 이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그런데, 민선 8기 울산시정이 이런 상황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예산 편성과 집행에 꼬리표가 없는 보통교부세의 일부 산식 수정을 정부에 건의해서 반영시키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울산시의 이런 노력으로 연간 1조원 가까운 재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게 되면서 이전에 비해 매년 수천억 원의 귀중한 재원을 추가로 확보했으니, 이는 큰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되짚어 보면 울산시의 재정자립도가 낮아진 것은 이 산식의 분모에 들어가는 지방교부세가 늘어나서 예산 규모가 커진 것도 원인이다.

한편, ‘재정자주도’는 지방정부의 일반회계 세입 중에 중앙정부가 지방교부세와 재정보전금, 조정교부금과 같이 특별한 목적을 정하지 않고 내려보내 주는 자주 재원과 지방세, 세외수입 등의 자체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울산시가 보통교부세를 더 많이 확보하면서 재정자주도가 더 높아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 즉, 울산광역시의 재정자주도가 더 높아졌다는 것은 꼭 필요한 지역의 정책이나 사업을 자유롭게 펼쳐나갈 수 있는 예산이 더 늘어났다는 의미이므로 시의 재정 운용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선 8기 시정 방침 중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행정 통폐합 보다는 경제동맹을 추구하는 점이다. 중앙정부가 조세권을 비롯한 핵심적인 인허가 권한을 독점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광역시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1997년 울산광역시 승격 이전의 기초자치단체로 돌아가는 일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만약 부산과 경남, 그리고 울산시가 행정 통폐합을 하면 1000만 가까운 인구를 자랑하는 광역시 하나가 될 뿐이다. 광역시 지위를 잃는다는 것은 울산을 엄청난 속도로 퇴행시킨다는 의미다. 중앙정부의 권한이 놀라운 수준으로 지방정부에 이양되지 않는 한 행정 통폐합은 시기상조다.

뉴스 행간에서도 민선 8기 울산시정이 울산의 재도약을 위한 비전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찾아내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 충분히 읽혀진다. 울산의 재도약을 위한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한삼건 울산역사연구소장·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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