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지구종말 90초전, 에너지 절약만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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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지구종말 90초전, 에너지 절약만이 답이다
  • 경상일보
  • 승인 2024.07.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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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황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전력 사용량이 세계 3위로 발표된 바 있다. 그러나 산업용을 제외한 가정용 전력사용량은 OECD 국가 평균에도 못 미친다. 우리나라는 가정용 에너지원으로 화석연료인 도시가스(LNG)를 많이 사용하고 있기도 하지만 선진국형인 3, 4차 산업에 비해 에너지 소요가 많은 2차 산업의 비중이 너무 높거나, 에너지 절약 정책이 잘못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화석연료 사용 비율이 높고 대체에너지 비율이 낮은 국가이다. 여러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대체에너지 비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면, 방법은 여러 분야에서 에너지 절약 방안을 얻어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생활과 관련한 에너지 절약 방안으로 여러 많은 분야가 있지만, 특히 수자원 낭비와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는 건설, 건축 분야, 음식물 생산 분야, 교통분야, 그리고 재사용, 재활용 분야 등이 있다. 전 세계 건축 관련 재료 생산부터 그 유지·관리에 소요되는 에너지로 인한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총 이산화탄소 발생량의 39%를 차지한다. 재료 생산으로부터 나오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가장 많다. 시멘트 산업은 제철산업과 더불어 엄청난 온실기체를 발생시키며, 그 생산량도 엄청나다. 지금까지 사용된 시멘트를 펼치면 지구 땅을 2㎜ 두께로 덮을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콘크리트 산업에서는 ‘저탄소 콘크리트’ 제조 공정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제철산업에서도 수소환원법 등에 의한 ‘그린 스틸’ 기술 개발에 회사 운명을 걸고 있다.

환경 파괴 없이 지속가능한 친환경 재료 사용에 대한 노력으로, 관리형 숲으로부터 나오는 팀버(Timber)는 다층구조에도 사용가능해 최근 인기 있는 친환경 건축 재료이다. 다양한 곳에 교체가 용이한 건축 재료로 쓰일 수 있는 대나무, 공간 채우기를 위한 쌀, 밀, 귀리로부터 얻을 수 있는 짚, 삼베와 석회 등의 강화재료로 시멘트 벽 대신 쓸 수 있는 헴크리트(Hempcrete), 그리고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발암물질들을 잡아주어 공기질 향상에도 도움을 주는 모직 재료는 효율 높은 열차단 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먹거리 생산으로 인한 온실기체(이산화탄소, 메탄 등) 발생량은 전체 발생량의 26%를 차지한다. 20%는 먹는 것에 의한 것이고, 6%는 음식물 낭비와 손실로 인한 발생이다. 우리가 소비하는 육류는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잘 알려져 있다. 소고기 1㎏을 생산하는데 1만5415ℓ의 물이 소요된다. 이는 같은 양의 단백질을 식물로부터 얻는 양의 48배에 해당되는 양이다. 2020년 자료에 의하면 미국인 한 사람이 하루 평균 12온스(340g)의 고기를 소비했다고 한다. 영국 영양학 협회에서는 하루에 3온스의 고기가 영양학적으로 알맞은 양이라고 한다. 미국 고기 제조 업체들은 매년 380억달러의 연방보조금을 받고 있다. 과일과 채소 산업은 불과 1700만달러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

우유는 같은 양(단백질 기준)의 두유보다 24배의 물을 소비하며 12.8배의 땅이 필요하고, 3.2배의 온실기체를 발생시킨다. 식용 곤충과 소고기의 단백질 기준으로 이산화탄소 발생량 차이는 거의 3000배, 물 소비는 2만2000배 차이가 있다. 앞으로 소고기 맛이 나는 식용곤충 고기가 나올지도 모른다. 음식과 농업단체기구인 FAO에서는 생산된 음식물 중 3분의 1인 10억t 이상의 음식물이 손실되거나 낭비되는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

매년 초 과학자들이 모여 발표하는 지구종말시각을 뜻하는 ‘운명의날 시계’에 의하면 지금이 ‘종말 90초전’ 이라고 했다. 이 시계는 핵 위협 뿐 아니라 새로운 생명공학, 인공지능, 기후 변화 등을 근거로 하고 있다. 이 시계는 빨리 돌기도 하고 거꾸로 돌기도 한다. 기후학자들은 지금의 기후변화 속도라면 2040년 정도 되면 기후변화로 인한 대재앙이 올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도 계속 인간의 욕심 충족을 위한 막대한 에너지 요구는 계속 증가될 것이다. 계속되는 기후변화는 물과 식량위기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기후 위기가 오지 않을 수 있다 하더라도 대처할 방안을 강구함이 옳을 것이다.

허황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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