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울산 문화예술계에도 긴급지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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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울산 문화예술계에도 긴급지원을
  • 홍영진 기자
  • 승인 2020.03.25 2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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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강제휴식에 들어간 예술계
조여오는 생계압박에도 쉼없는 정진
문예기반 뿌리째 흔들리기전 대책을
▲ 홍영진 문화부장

신종코로나 사태 이후 문화와 예술도 직격탄을 맞았다. 어쩌면 더 혹독한 생사의 경계로 내몰린 건 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드나들던 문화공간은 두 달 연속 조명 한 번 켜보지 못하고 깜깜한 암전 상태다. 이 상황이 언제 다시 풀릴 지 아무도 모르니 더 암담하다. 감염 확산세는 잠시 누그러지는가 싶다가도 난데없이 집단으로 툭툭 터진다. 한숨이 길어진다. 따사로운 봄볕 아래 서 있어도 마음 속에 온기를 들여놓지 못하는 이유다.

혹자는 한 두어 달 집에서 쉬다가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다시 시작하라고 한다. 그 동안 몸을 너무 혹사했으니 넘어진 김에 조금 더 누워있으라고도 한다. 어차피 본인이 좋아서 시작한 일, 배고픔 정도는 이미 각오하고 있었지 않느냐며 향후 다시 일어설 때 그 정도 경험치는 유용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말도 태연하게 건넨다.

하지만 이는 상황을 잘 몰라도 한참 모르는 말이다. 문화예술인도 어느 영역 못지않게 아프고 힘든다. 손님이 없어 거리로 나앉게 됐다며 정부와 지자체에 울먹울먹 호소하는 중소상인들 처지와 하나 다를 게 없다. 무대에 올라야 돈을 버는 그들에게 모든 것이 정지된 오늘의 사태는 하루 세끼 소박하게 이어오던 밥줄을 단숨에 끊어내는 칼날과 다름 없다.

얼마 전 어느 연희단의 연습실을 다녀왔다. 그들은 요즘 매일 연습실에만 있다. 오전에 연습하고,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오후에 또 연습을 한다. 단원들이 모여있다보니 꽹가리에 북치고 장구 장단 맞추면서 하루 종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참으로 마음이 안좋았던 건 연희단원 중에는 두 커플의 부부가 있다. 남편과 아내가 한꺼번에 실직자가 된 것이다.

단원 중 누군가가 말했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 다음 무대에선 코로나 이전보다 확실히 달라졌다는 말을 반드시 들어야 하겠다고. 그런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이번 코로나를 견디는 유일한 힘이라고. 어쩔 수 없이 떠안게 된 공백의 시간이나마 허투루 보내지 않으려 몸부림 중이라고. 그렇지만 아무리 스스로를 다독여도 원치않은 휴식기를 전화위복 기회로 만드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연희단을 이끄는 대표는 좀더 현실적인 고민을 털어놨다. 아무리 빨라도 6월은 돼야 일거리가 풀 릴 텐데, 그 때까지 버틸 힘이 없어 은행권 대출 상담을 하겠단다. 해마다 1~2월은 공연 비수기인지라 이를 대비해 지난 겨울 모아둔 자금으로 그럭저럭 버텼다. 하지만 이제는 하루하루 목이 죄이는 것 같다. 3월이 다 지나가는데 오라는 곳 하나 없다. 축제는 모두 하반기로 밀렸다. 무엇보다 학교, 주민센터, 문예회관 문화강좌가 모조리 문을 닫은 것이 결정타가 됐다. 들쭉날쭉하는 공연 출연료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 수입원이 돼 주던 문화예술 강사비가 끊기면서 곧바로 생활고가 시작됐다.

하루하루가 급해서 국가나 지자체의 문을 두드려도 봤지만 이렇다 할 구제책을 찾지못했다고 했다. 울산은 아직 지역예술인 피해사례 데이터를 모집하는 단계일 뿐 실질적인 대책이 없었다. 정부지원사업으로 눈을 돌렸으나, 지역예술단체의 폐단 중 하나인 출연(예정)계약서가 없기에 신청 할 자격조차 안된다는 것이다. 대표는 그래도 “그나마 우리는 나은 편”이라며 “우리보다 더 고약한 상황에서 소리조차 못내는 예술인이 많다”고 했다.

울산문화재단이 다음주 쯤 부산과 경남문화재단과 손을 잡고 문화예술인 그들을 위한 ‘핀셋’ 예산지원책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준비하고 있다. 사실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요즘 시절 어디든 아프지 않은 곳이 있겠냐만 뿌리부터 흔들리는 문화와 예술을 위해 그들에게 마지막 숨을 불어 넣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얼른 나와야 할 것이다. 홍영진 문화부장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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