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3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5177만명으로 전년 대비 0.2%(+8만2249명) 증가했다. 이 중 내국인은 전년 대비 10만명 감소한 반면, 외국인은 18만명 증가했다. 이는 국내 인구 변화에서 외국인의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음을 의미한다.
울산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전체 인구는 전년 대비 0.3%(-3084명) 감소한 110만7000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내국인은 전년 대비 0.8%(-8402명) 감소한 반면, 외국인은 전년 대비 20.2%(+5318명) 증가했다. 이는 울산지역에서도 외국인의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울산지역 외국인을 국적별로 살펴보면, 한국계 중국인을 제외하면 베트남인이 5196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태국인 3777명, 중국인 2544명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구·군의 인구 변화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동구를 제외한 4개 구·군의 외국인은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내국인의 감소로 인해 전체 인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동구의 경우, 내국인은 전년 대비 0.1%(-101명) 감소한 반면 외국인은 50.8%(3,054명) 급증함에 따라 총 인구가 1.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동구의 외국인 노동자 급증은 조선업 호황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조선업은 대규모 인력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다. 그러나, 근무 강도에 비해 급여 수준이 낮아 내국인이 기피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인력난이 발생했다. 이 와중에 한국이 글로벌 선박 수주 1위를 차지하는 등 조선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한 조선업 인력난 해소가 정부의 현안으로 떠올랐고, 정부 주도로 외국인 인력 공급에 속도를 낸 결과,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로 이어지게 되었고, 대표적인 수혜지역이 바로 동구인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증가는 지역경제 활성화 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으므로 외국인들에게 친화적인 도시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먼저, 언어 장벽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업장에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일의 속도가 느려지거나 작업효율성이 저하되면서 직장 내 갈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언어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울산광역시 외국인주민지원센터에서는 한국어교실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외국인이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센터로 찾아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고, 3개 반(초급·중급·고급)만을 운영하고 있어 맞춤형 교육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울산지역 외국인들의 주요 출신국이 베트남, 태국, 중국 등인 점을 감안해 맞춤형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한국어 교육 강사를 섭외해 교육한다면 외국인들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한국어교육의 내용도 직장에서 사용하는 한국어를 중심으로 교육함으로써 외국인 근로자들의 실질적인 한국어 실력 향상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기업체가 원하는 시간에 전문 강사를 파견해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면, 기업의 생산성과 직원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외국인들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우선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차별받지 않고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법적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것이 요구되며, 외국인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거주할 수 있는 주거 환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생활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맞춤형 안내책자를 제작·배포하거나, 울산광역시 외국인주민지원센터 내 상담센터를 적극 홍보함으로써 외국인들의 이용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다문화 이해 교육 및 교류 프로그램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지역사회와 연계해 다문화 축제 및 행사를 개최해 외국인들과 지역 주민이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외국인과 지역 주민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센터를 운영함으로써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근로자는 울산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주요 사회구성원임을 다시 한번 각성하기를 바란다.
조미정 울산연구원 연구위원·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