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불안한 추석 물가, 차례상 장보기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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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불안한 추석 물가, 차례상 장보기 겁난다
  • 경상일보
  • 승인 2024.09.13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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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연휴가 이번 주 시작되지만 중소 전통시장에서는 예전과 같은 북적임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마디로 대목 경기가 실종됐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 현상이 지역 경기를 집어삼켰기 때문이다. 추석 경기 실종은 역대급 더위와 온라인시장의 가파른 성장에 기인한다. 여기다 추석 차례를 기피하는 세태도 한몫을 하고 있다.

통계청의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 올랐다. 2021년 3월 1.9%를 기록한 뒤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앞으로 2% 초반의 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3.4%)을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주민들은 실제로는 물가안정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통계수치 속에 기저효과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본보 취재팀이 12일 대목 장날을 맞아 언양공설시장을 취재한 결과 유동인구는 많은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농산물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가격이 대폭 오른 탓이다. 특히 배추의 경우 지난해 3~4포기당 3만원에서 올해는 3만6000으로 크게 올랐다. 쪽파도 지난해 1단에 1만3000원에 판매됐는데 올해는 1만5000원~1만8000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채소가게 상인 A씨는 “물량이 없으니 도매가가 올라갔다. 어딜 가든 채소값은 20~30% 가까이 오른 상태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추석을 한 주 앞두고 조사한 차례상 차림 비용은 4인 가족 기준 평균 20만4969원이다.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는 데 드는 차례상 차림 비용은 19만5053원으로 대형마트(20만9636원)보다 7% 덜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장에 가보면 이 정도의 금액으로 차례상을 차리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대부분의 반응이다.

소비자물가는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후와 원자재 가격 상승, 수급 불안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때문에 추석 등 명절이 다가오면 정부는 미리부터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올해 추석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수급불안과 물가상승 등이 어김없이 나타났다. 서민들은 추석을 앞두고 장을 보러 가지만 높아진 가격에 어느 것 하나 선뜻 고르기가 힘들다고 한다. 정부는 서류상 수치가 아닌 현장의 가격을 꼼꼼히 살펴보고 물가대책을 수립해 주길 바란다. 추석을 불과 며칠 앞두고 소비자와 상인의 한숨 소리가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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