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산불과 코로나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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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산불과 코로나의 공통점
  • 경상일보
  • 승인 2020.04.05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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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선호 울주군수

4차 혁명 시대와 6차산업을 준비하고 있는 요즘, 사람 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곳이 있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많은 부분이 기계로 대체됐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부분이 존재하는데 바로 재난 상황이다.

재난에 준하는 코로나19 때문에 자의로 타의로 일상을 포기한 지 오래다. 확산을 막는 방법은 나라마다 제각각인데 마스크 쓰기를 비롯한 우리나라 방식이 모범 모델로 꼽히고 있다. 태풍 복구나 산불 진화 작업 방식은 예전에 비하면 많이 수월해졌지만 사람 손이 필요하다는 원칙에서는 변함이 없다.

울산 울주군에서는 지난달 중순 4일 간격으로 두 번의 산불이 연이어 발생했다. 그러잖아도 코로나19로 추가된 업무와 비상 근무로 피로가 누적되어 있던 터라 공무원들의 부담감은 더욱 컸다.

산불 진화 작업에는 군청 공무원 1000여 명과 산림청, 경찰, 군부대, 특수진화대, 산불감시원, 울산광역시 공무원 등까지 포함하면 5000여명이 동원됐다.

군 공무원들은 인원을 절반으로 나눠 밤낮으로 등짐펌프와 갈고리로 잔불을 정리했다.

잔불은 완진 이후에 진행되는 작업으로, 잔불 정리가 완료돼야 산불이 끝난다. 특히 봄철 산불은 겨우내 떨어진 낙엽이 많이 쌓여 잔불 정리가 더욱 중요하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산불 원인은 두 곳 모두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자연발화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실제 산불 원인 대부분이 사람에 의한 것이라고 하니 인재라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인재(人災)라는 사람이 만든 재난이다. 말을 다시 생각하면 사람이 예방할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우리가 관심을 두고 노력하면 막을 수 있다. 그래서 자주 반복하며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울주군은 산불재난 국가 위기 경보 발령으로 지난 4일과 5일은 청명·한식 산불방지특별대책기간을 운영했다. 울주군은 전 직원 2분의1과 산불보조진화대 근무를 실시하고 소각행위를 집중 단속했다.

무엇보다 기본적인 산불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게 중요하다. 코로나19 이후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손 씻기와 마스크 쓰기처럼 기본 중의 기본수칙이다. 입산통제구역에는 들어가지 않고 산에서는 절대 금연해야 한다. 화기물질도 가져가서는 안 된다. 또한 산림과 인접한 곳에서는 절대 소각해서는 안 된다. 논·밭두렁 소각도 하지 않아야 한다.

4월은 산불방지 특별경계기간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권장되고 있는 것처럼 당분간 산과도 거리를 둘 것을 제안한다. 우리의 힘으로 아름다운 것을 지키고 재난을 막을 수 있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모두가 하나된 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가능한 일이다.

코로나19는 마스크 없이 외출하고 학교와 어린이집을 가고, 다른 사람 눈치 안 보고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했고 많은 사람이 동참하고 있다. 산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산불 예방 수칙을 준수해 아름다운 산을 지켜야 할 이유이다. 이선호 울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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