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고려아연사태 ‘캐스팅보트’ 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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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고려아연사태 ‘캐스팅보트’ 쥐나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4.10.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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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과 영풍·MBK 연합 모두 공개매수에서 의결권 확보를 위한 뚜렷한 과반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고려아연 지분 7.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가 될 전망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오는 23일까지 예정된 자사주 공개매수에서 전체 주식의 10%를 사들여 소각하면 전체 주식 모수는 2070만3283주에서 1863만2955주로 줄어든다. 영풍·MBK 연합의 지분은 42.74%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베인캐피털 우호 지분을 더해 40.27%로 높아진다.

고려아연 측과 영풍·MBK 연합의 지분 차이는 2%대에 불과하지만, 국민연금이 현재 보유한 지분 7.83%는 8.7%로 커진다. 공개매수전에서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주식을 일부 매각했더라도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국민연금의 중요성은 커질 모양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주총에서 표 대결을 벌여야 하는 양측 사이에서 국민연금이 키를 쥘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은 과거 앞선 주총에서 다수의 안건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고려아연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5년간 주총에서 53건의 의안에 의결권을 행사했는데, 이 중 92.5%(49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의안은 4건으로 이 중 3건은 이사 선임 안건이었고, 나머지 1건은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안건이었다.

반대표를 던진 의안에는 MBK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 나선 장형진 영풍 고문에 대한 이사 선임안도 포함됐다.

한편 이날 고려아연은 보도자료를 내고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외에도 인듐, 코발트 등 희소금속 생산과 공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중국과 호주의 갈등으로 발생한 요소수 대란에서 국내 산업계는 속수무책이었다”며 “이번 사태로 주요 기술진이 해외로 이탈하면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일부 희소금속은 특정 몇 개 국가에서만 생산해 안정적인 공급망 측면에서 고려아연의 역할을 중요하다”며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는 국내 산업계 존립의 문제다”고 호소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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