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이날 오후 4시54분께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시작돼 오후 6시15분까지 81분간 진행됐다. 용산 대통령실과 한 대표 측은 이날 면담이 끝난 후 한 대표 측 박정하 비서실장이 간단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박 실장은 브리핑에서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관련 ‘3대 요구 사항’을 비롯해 의정 갈등 해법 등을 윤 대통령에 말씀드렸다”고 짤막하게 설명했다. 용산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7시30분까지 별도의 발표를 하지 않았다.
앞서 한 대표의 3대 요구 사항은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김 여사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 △의혹 규명 관련 필요한 절차 적극 협조 등 초점은 모두 김 여사에 맞춰졌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차담 형식의 면담에서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는 대신 폭넓게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이날 이뤄진 면담은 대통령실 앞 야외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시작됐다. 당초 대통령실은 오후 4시30분부터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언론에 공지했으나, 윤 대통령의 외교 일정으로 면담 시간이 24분가량 늦어졌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보다 먼저 도착해 기다렸다. 이어 도착한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악수하고 파인그라스 잔디밭에서 어린이정원까지 대통령실 인근을 10여분간 걸으며 담소를 나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모두 넥타이를 매지 않은 정장 차림으로 만났다. 산책길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함께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전화 통화 등 외교 일정으로 면담이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시작된 점을 언급했다.
또 이날 경찰의 날 행사에서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헌양된 고(故) 이재현 경장 등의 이야기를 직접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실내로 자리를 옮겨 면담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정 실장이 배석했다.
윤 대통령의 맞은편에 한 대표와 정 실장이 착석하는 형태로, 당초 한 대표가 요청했던 독대 형식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한동훈 대표”라고 말하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면담은 차담 형식으로 이뤄졌다. 다과상에는 윤 대통령을 위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한 대표를 위한 제로 콜라, 과일이 올랐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가 좋아하는 제로 콜라를 준비하라고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지난 7월30일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한 채로 양측이 약 1시간30분간 비공개로 만난 이후 83일 만이다.
7·23 전당대회 직후인 24일과 9월24일에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 만찬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단체 회동이라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독대해 현안을 논의할 시간은 없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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