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대출’에 20~30대도 낚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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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대출’에 20~30대도 낚였다
  • 이춘봉
  • 승인 2020.04.06 2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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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겨냥 보이스피싱 기승

대환대출 최다…문자로 해킹도

젊은층에까지 ‘마수’ 피해 확산
▲ 자료사진
#30대 A씨는 지난달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알게 된 캐피털 직원과 대출 상담을 진행했다. 자신이 이용하고 있는 대출 금리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새 대출을 해 주겠다는 말에 캐피털 직원을 통해 대출금을 모두 상환하고 새 대출 계약을 맺었다. 이후 경찰에서 피해 사실을 전달받기 전까지 그는 자신이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6일 울산 경찰에 따르면 경기 침체 장기화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이 겹치면서 서민들의 어려운 자금 사정을 노린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젊은 층은 보이스피싱에 잘 당하지 않는다는 통념을 깨고 20대와 30대까지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현재 일선 경찰서에서 파악한 피해자 4명 중 3명이 20대와 30대일 정도다.

최근 주로 이용되는 수법은 대환대출로 전체 보이스피싱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일명 대출 갈아타기로 불리는 대환대출은 어려운 경제사정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 주 대상이다.

고금리 대출을 받았거나 고려하는 이들은 캐피털 직원으로 가장한 보이스피싱 조직이 보낸 저금리 대출 문구를 보고 연락하게 된다. 조직원은 상담을 통해 피해자의 이용 금리와 금액을 확인한 뒤 저렴한 금리로 갈아탈 것을 권유한다.

피해자는 기존 대출을 모두 상환해야 한다는 말에 속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송금하거나 직접 현금을 인출해 전달한다. 현금 인출용 카드를 전달하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에서 해킹도 동원된다. 대출 승인용 문자나 SNS 메시지를 보낸 뒤 피해자가 승인을 누르면 자동으로 해킹 앱이 실행되는 구조다. 피해자가 인터넷을 통해 캐피털의 공식 전화번호를 알아내 전화하면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연결돼 의심의 여지를 없앤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 피해자를 확인하고 피해 사실을 통보했지만 오히려 경찰을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 의심하는 경우도 많을 정도로 수법이 교묘해졌다”며 “현금을 직접 전달하거나 카드를 요구할 경우 보이스피싱이 확실한 만큼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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