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선영의 안다미로 한상]한국인의 식탁과 건강을 책임지는 사계절 인기 식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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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선영의 안다미로 한상]한국인의 식탁과 건강을 책임지는 사계절 인기 식재료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4.11.26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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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을 맞아 배추 수확이 한창이다. 최근에는 비닐하우스와 고냉지에 적합한 품종이 개발돼 사시사철 수확이 가능하지만, 8월에 파종해 11월부터 12월까지 수확하는 가을 배추가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시기에 나오는 배추는 가을의 풍부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 높은 일교차 속에 생장해 배추 줄기가 아삭하고, 단 맛이 많이 날 뿐 아니라 저장성도 좋아 김장에 딱 알맞다.

배추라는 이름의 어원은 중국에서 배추를 이르는 말인 백채(白菜)에서 왔다. 우리가 흔히 먹는 배추 품종은 그 원산지가 중국 북방지역으로, 배추가 중국에서 한국으로 유입된 시기는 삼국시대로 본다. 우리나라에서 고려시대부터 먹기 시작한 배추는 지금의 배추와 달리 잎이 바깥으로 뻗어나간 형태의 얼갈이 배추였으며, 1900년대 초반부터 잎이 안으로 둥글게 말린 현재의 결구성 배추를 먹기 시작했다.

중국에서는 백채불여백채(白菜不如白菜)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어떤 채소도 배추에 비할 채소가 없다는 뜻이다. 그만큼 배추는 수분 함량도 높고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데, 푸른 배추잎 한 장에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C 필요량을 충족할 정도이다. 배추에는 줄기보다 푸른 잎부분에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며, 특히 배추에 함유된 비타민C는 열 및 나트륨에 의한 손실이 낮아 배추를 김치로 자주 먹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채소의 왕 ‘배추’
수분함량이 높고 각종 영양소 풍부
해독·항암·항균 등 효과도 뛰어나

■겨울산삼 동삼이라는 ‘무’
배추와 함께 가을철에 더 맛있어
식이섬유·칼슘 등 풍부 무청도 좋아

■우리나라 전통간식 ‘떡’
잔치 등 경사스러운 날 먹는 별미
가래떡은 식사대용으로 즐겨 먹어

또한, 배추에는 해독 효과가 있는 시스틴이라는 아미노산 성분과, 항암, 항균에 효과가 있는 글리코시놀레이트라는 성분도 풍부해, 국과 반찬에 활용하면 구수한 단 맛을 내며 영양가도 높으니 채소의 왕이라 불릴 만하다.

11월에 배추와 함께 제철을 맞은 채소가 있다면 바로 무다. 무는 한글 이름으로 과거에는 ‘무우’라고 불렸으며 ‘동의보감’에도 한글로 ‘무우’라 표기돼 있다. 가을 무는 맛없는 배보다 훨씬 맛있다는 말이 있으며, 무 또한 배추와 마찬가지로 가을에 뛰어난 맛을 자랑하는 채소다. 겨울 무 또한 이에 못하지 않으며 무에는 겨울 산삼이라는 동삼(冬蔘)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다.

무는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진 채소로, 전분, 지방,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풍부하며, 기관지에 좋은 시니그린과 비타민A를 비롯해 비타민B1, B2, 비타민C가 풍부하게 포함돼 있다. 또한 말린 무청(시래기)에는 싱싱한 큰 무 하나와 맞먹는 식이섬유와 함께 칼슘과 철분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으니, 무는 어느 것하나 버릴 것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무를 삼국시대부터 재배했다고 알려지며, 고려시대부터 그 기록이 남겨져 있는데, 해방 이후 우장춘 박사가 현재의 배추 품종을 개발하기 전까지 김치의 주 재료는 무였다고 한다. 여전히 북한과 조선족, 고려인들은 무로 김치를 담그기도 하며, 무는 김치 및 깍두기뿐만 아니라 조림 및 국거리, 반찬 등에서 다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부식거리이다.

무의 잎이 달린 위쪽은 가장 단단하고 단맛이 많이 나는 부분으로, 생채와 나물로 활용하면 좋다. 중간 부분은 아삭하며 단맛이 나므로 조림이나 볶음에, 뿌리 쪽은 수분량은 높으나 매운 맛이 강하므로 국이나 육수에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한국 역사에서 처음으로 떡이 언급된 건 신라 초기이다. 석탈해와 박유리는 서로 왕위를 양보하는 중에, 석탈해가 임금은 보통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니, 훌륭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이가 많다는 속설을 언급하며, 떡을 깨물어 잇자국이 더 많이 난 사람이 왕위를 잇자는 제안을 한다. 결국 박유리가 왕위를 계승하며, 이사금이라는 칭호를 얻는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전통 간식인 떡은 예로부터 잔칫날이나 경사와 같이 좋은 날, 가끔 먹을 수 있는 사치스러운 음식이었다. 물론 쌀과 밀가루, 꿀 조청 등 평민들이 구하기 어려운 식재료가 많이 들어간 한과에 비하면 비교적 평민들에게 흔한 간식이라 할 수 있다.

가래떡의 경우 식사용으로 먹곤 했고, 떡은 손에 쥐고 먹기 쉬운 음식이었기 때문에 길거리에서도 판매되는 간식이기도 했다.

마선영 요리연구가·소목문화원 대표
마선영 요리연구가·소목문화원 대표

그러나 쌀과 식량이 귀한 시기였기 때문에, 밥보다 쌀이 훨씬 많이 들어가는 떡을 해 먹는 일은 대중들에게는 어쩌다 한 번 있는 귀한 일이었다.

그래서인지 ‘이게 웬 떡이야!’ ‘누워서 떡 먹기’ 등 떡은 ‘좋은 것’을 의미하는 단어로도 사용돼 왔다. 떡이나 한과 같은 전통 간식보다 커피와 어울리는 각종 서양식 디저트가 더 익숙해진 요즘 세상에도 여전히 경사가 생기거나 이사를 오면 주위 사람들에게 떡을 돌리는 풍습이 남아 있다. 몸에 좋은 제철 과일과 열매가 풍성한 가을, 집에서 간편하게 떡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마선영 요리연구가·소목문화원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제철을 맞은 배추와 무전

△재료: 배추 400g, 무 1/2 개, 소금 2 큰술, 물 1컵, 밀가루 2컵, 소금 1 작은술, 식용유

배추는 한 장씩 흐르는 물에 씻어 배추 줄기 부분이 부드러워질 수 있도록 칼등으로 두드려 소금 2 큰술에 한 시간 정도 절여 준비한다. 무는 0.5㎝ 정도로 얇게 썰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준비한다. 밀가루 2컵에 물 1컵, 소금 1작은 술을 골고루 섞어 부침가루를 준비한다. 배추잎과 무를 부침가루를 무쳐 식용유에 지져낸다.

◇밥알이 살아있는 영양 찰떡

△재료: 찹쌀 200g, 곶감 8개, 밤 5알, 대추 5개, 설탕 1큰술, 소금 1작은술, 가정용 반죽기

찹쌀은 12시간 물에 불려서 준비한다. 깎아둔 밤은 채를 썰어 준비하고, 대추는 돌려 깎은 다음 채 썰고, 곶감도 채를 썰어 준비한다. 불려둔 찹쌀은 찜기에서 25분정도 쪄낸다. 찐 찹쌀에 설탕을 넣고 반죽기로 한 덩이로 뭉쳐질 때까지 돌리거나, 쪄낸 찹쌀을 쫀득쫀득한 질감이 될 때까지 절구 방망이로 빻아준다. 완성된 찰떡을 동그랗게 만들고, 1에서 준비한 곶감,대추,밤으로 소를 넣어 완성한다.

◇감말랭이 찹쌀떡

△재료: 찹쌀 500g, 반건조 감말랭이 5개, 소금 1 작은술, 녹두고물 또는 콩고물 200g, 설탕 1큰술, 가정용 반죽기

찹쌀은 12시간 정도 불려서 준비한다. 불린 찹쌀을 찜기에 30분정도 쪄낸다. 찐 찹쌀에 소금 1 작은술과 설탕 1큰술을 넣고 반죽기에서 6분 정도 한 덩이로 뭉쳐질 때까지 반죽한다. 반죽을 한 입정도 크기로 떼내어 감 말랭이를 통째 소로 넣은 다음 경단처럼 둥글게 모양을 만든다. 완성된 떡을 취향에 따라 녹두고물 또는 콩고물에 굴려서 완성한다.

사진·영상=김도현 기자·이선민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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