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에 따라 서울 여의도 정치권도 자연스레 조기 대선 체제로 급전환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잠룡들과 여야 정치권은 16일부터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리가 본격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윤 대통령 파면을 가정한 조기 대선 레이스의 주도권 다툼을 준비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한층 더 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헌법재판소가 탄핵 심판에서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할 경우 60일 안에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이에 따라 ‘3~4월 벚꽃대선이냐’ ‘5~6월 장미대선’ 여부에 따라 잠룡들과 여야 정치권의 기선잡기가 더욱 치열해질 수도 있다.
15일 서울 여의도 정치권에 따르면 10여명의 여야 유력 잠룡들은 상반기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비, 제각기 참모들과 긴급대책회의를 갖는 등 선제적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야 제정당들도 물밑 조기 대선 채비에 들어갔다.
윤석열 탄핵정국을 장내외에서 주도해 온 거대 야권 더불어민주당과 ‘탄핵당’으로 수세에 몰린 국민의힘은 외형적으론 국정 정상화에 힘을 기울이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조기 대선 관련 전망을 분석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권 잠룡은 현실적으로 가장 강력한 주자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김부겸·정세균 전 문재인 정부 총리,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등 5~6명이다. 탄핵 직후부터 사실상 조기 대선 레이스에 돌입한 것으로 관측되는 이 대표는 15일 정부와 여당에 국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는 등 국정운영과 관련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의 수’가 야권 안팎에 제기되면서 경쟁 주자들의 공세가 예상된다.
탄핵정국에서 수세에 몰린 여권 잠룡들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유승민 전 대표 등 4~5명이 거론된다.
탄핵 책임론에 휩싸인 한 대표는 당대표 거취가 결정되는 대로 사실상 물밑 대선 레이스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조기 대선 출마 포기를 요구하는 측도 있으나, 범여권 잠룡 가운데 현실적인 여론이 맞물려 포기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오 서울시장과 홍 대구시장 등은 대선 준비를 위해 시장직 중도 사퇴 방안과 시기 등을 놓고 참모들과 논의 중인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 밖에도 개혁신당 이준석 전 대표와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등 군소정당 잠룡들도 조기 대선 군불 때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나이 39세인 이준석 대표의 경우 내년 40세가 되는 내년 3월이 지나면 법적으로 대선 출마 문이 열린다.
이런 가운데 여야 제정당들은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에 대비, 대선 필승 전략 마련에 나서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대선 프로젝트팀을 꾸리고 전국 17개 시도당별 조기 대선 TF구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정권 탈환에 사활을 걸 태세”라고 기류를 전했다.
반면 수세에 몰린 국민의힘은 우선 ‘탄핵당 오명’을 조속히 정리하기 위한 비상 체제로 전환, 윤석열 대통령 탄핵 기각에 올인하면서 조기 대선 전략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당을 조속히 정상화하면서 헌법재판소 심리 과정에서 탄핵 기각에 최선을 다하고 조기 대선 준비 작업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14일 우원식 국회의장의 사회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한 결과 재석 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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