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은 소득수준에도 불구하고 소비성향이 낮고 역외소비 비중이 높은 울산의 소비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오프라인 유통망과 의료·여가·문화 중심의 서비스업 확충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 최문정 과장과 안주현 조사역은 18일 ‘울산지역 가계소비의 특징 및 시사점’ 제하의 조사연구보고서를 펴냈다.
이번 보고서는 팬데믹 이후 가계소비 회복세가 더디고, 역외 소비지출 비중이 높은 울산의 현 상황을 살피고, 소비구조 개선을 통한 지역경제 선순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은 1인당 개인소득이 2710만원으로 서울에 이은 2위지만,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가계소비 비중은 27.6%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다.
울산은 1인당 개인소득 대비 민간소비 비중도 80.2%로 전국 최하위다.
가계소비 가운데 서비스업 지출 비중 57.6%로 전국 평균(59.4%)보다 낮았고, 세부적으로 주거·오락문화·교육 등의 비중이 전국 평균보다 뚜렷하게 낮았다.
울산지역 소비의 역외유출입 현황을 신용카드 데이터로 살펴보면, 울산의 소비유입액 대비 소비유출액 배수는 지난해 기준 2.3배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울산 시민이 지역 밖에서 쓴 금액이 타지 시민이 울산에서 쓴 금액보다 2.3배 많다는 의미다. 역외소비 비중이 높은 업종은 오프라인 유통업(22.3%), 의료기관(21.2%), 요식업(20.5%) 순이었다.
울산 시민이 주로 지출하는 역외지역은 부산(27.1%), 서울(22.1%), 경북(15.0%) 순으로 높았다. 이들 지역에서의 주요 소비 업종으로 부산은 의료기관(36.1%), 오프라인 유통업(28.3%)이 높았고, 서울은 의료기관(27.0%), 가구가전(25.9%)이 높았다.
이에 보고서에서는 울산이 높은 소득수준에도 불구하고 소비성향이 낮은 데다, 소비유입은 적고 유출은 크다고 분석하고, 이는 울산의 서비스업 인프라가 부족한 것을 원인으로 봤다.
서비스업이 발달한 지역일수록 소비성향이 높고 소비유출은 낮은 특징을 갖는데, 울산의 서비스업 비중은 27.0%로 전국 평균(58.7%)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부산(71.7%), 경북(48.9%), 경남(41.5%) 등 인근 지역과 비교해도 크게 낮다. 도소매업, 보건사회복지, 교육, 문화 등 소비와 직접적인 업종의 비중도 전국 평균을 밑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락문화 소비비중 5.5%로 전국 평균보다 낮고 역내 여가 관련 업종 비중이 0.37%로 서울·부산·경남 등 울산의 주요 역외소비지역보다 낮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서는 이에 “유통, 의료, 레저·문화 중심으로 서비스업을 육성해 울산시민의 소비 생활 편의 개선·관련 일자리 확대를 꾀해 거주 선호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소비 증대와 여가·문화·예술 관련 수요에 맞춰 관련 서비스업이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