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대위원장을 원내대표와 별도로 선임하는 ‘투톱’ 체제로는 가닥이 잡혀가는 기류가 읽힌다. 하지만 구체적인 인선에 대해서는 의견이 좀처럼 모이지 않고 있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23일 KBS 라디오에서 “업무의 과부하, 또 대외적인 스피커의 역할 등을 고려해서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겸임하기보다는 투톱 체제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게 의원들 다수의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진이 좋다거나 새로운 인물을 모시는 게 좋다 등 여러 의견이 있기 때문에 권 권한대행이 광범위하게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번 주 안으로는 의견이 모이지 않겠나”라고 했다.
중진 후보군으로는 5선의 김기현(울산 남구을) 전 대표를 비롯해 권영세·나경원 의원이 거론된다.
권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을 겸임해 당을 관리하며 메시지를 일관되게 내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이날 한 방송에서 “당내에서는 우선 경험과 안정감이 있는 원내 중진으로 결정하자는 주장이 있고, 일부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겸직해달라는 요구도 있다”며 중진 추대론에 힘을 실었다.
반면, 비주류인 안철수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당내에서 거명되는 중진 의원들을 두고 “다른 후보가 또 나오길 바란다. 영남당, 친윤(친윤석열)당, 극우정당이 아니어야 하는데 거명되는 후보 중에서 자유로운 분이 있나”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이어 “수도권이나 충청권 의원, 친윤 색채가 옅거나 없는 의원, 꼭 국회의원이라기보다는 당 내부 사정도 잘 알고 정치도 어느 정도 알고, 당내 친분이 있는 사람 등이 이 사태를 수습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권 일각에선 유승민 전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아직까지는 당내에서 비중 있게 논의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동 권한대행은 한동훈 전 대표 사퇴 후 지난 일주일간 여러 차례 의원총회와 선수별 모임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당 안팎으로 후보군을 물색해 왔다. 경제 전문가 등 참신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원외 인사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당내에선 늦어도 이번 주 중으로는 비대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적임자를 둘러싼 내부 이견이 계속되면서 결국 선택은 권 권한대행의 몫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