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한대행도 탄핵…헌정사상 최초
상태바
대통령 권한대행도 탄핵…헌정사상 최초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4.12.30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가결 의결정족수에 대한 설명(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을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거대 야권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기어이 탄핵했다.

국회에서 무소불위 192석의 거대 야권은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총리까지 탄핵소추로 처리했다. 권한 대행이 직무가 정지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민주당이 사전에 제출한 ‘국무총리(한덕수) 탄핵소추안’은 이날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00명 중 192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92표로 가결됐다.

해외 체류 중인 민주당 김문수 의원을 제외한 야당 의원 191명과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표결에 참여했다. 조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안과 관련,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및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헌법재판소에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에 대한 탄핵소추안 관련 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청구인은 국민의힘 의원 108인, 피청구인은 우원식 국회의장이다.

주진우 당 법률자문위원장은 언론 공지에서 “피청구인 국회의장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탄핵소추안을 가결 선포한 행위, 소추의결서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송달한 행위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 표결에 앞서 한 총리 탄핵안의 의결 정족수는 대통령 탄핵과 같은 ‘재적의원 3분의 2(200석) 이상’이 아닌 총리 탄핵과 같은 ‘재적 과반(151석)’이라고 밝혔다. 우 의장은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은 직의 파면을 요구하는 것이고, 이 안건의 탄핵소추 대상자는 대통령 권한을 대신하여 행사하는 국무총리”라고 말했다.

한 총리가 국회로부터 ‘탄핵소추 의결서’를 전달받으면서 오후 5시19분부터 직무가 정지됐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이어 맡게 됐다.

한 총리는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국회의 결정을 존중한다. 관련법에 따라 직무를 정지하고, 헌재의 신속하고 현명한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서면으로 낸 대국민담화에서 “지금은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국정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29일 이른 시간에도 헌법재판관 임명과 쌍특검법(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둘러싸고 팽팽히 대치하다가, 무안공항 대형 사고로 일시 중지모드에 들어갔다.

한 국무총리 탄핵소추 이후에도 여야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정반대 요구를 계속하고 있어 권한대행을 승계하는 국무위원들을 겨냥한 ‘n차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형국이었다.

특히 헌법재판관 임명과 쌍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과 차기 대권 경쟁의 유불리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여야가 현재의 요구 사항을 철회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무안공항 사고 수습이 끝난 직후부터 다시 대치국면으로 전환가능성이 높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산업수도 울산, 사통팔달 물류도시로 도약하자]꽉 막힌 물류에 숨통을
  •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 보상절차·도로 조성 본격화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