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체증 극심에 만성 주차난
남구 석유화학공단 내 한 제조업 공장에서 근무하는 김모(39)씨는 “울산 대부분 공단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굉장히 낮은 것 같다”며 “공단 내부와 연결되는 버스가 없을 뿐더러 인근까지 가는 버스편도 거의 없어 자차 이용이 필수인데, 그러다보니 출퇴근 시간 차들이 꽉 막혀 도로에서 매번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울산 각종 공단·산단과 연결되는 도로 중 출퇴근 시간대 가장 정체가 심한 구간은 염포로다. 반구사거리~염포삼거리 구간의 염포로는 동구로 들어가는 도로다. 염포산터널 교통난을 피하기 위해 대부분 염포로를 이용하고 있는데, 동구까지 진입하는 해당 구간의 정체가 가장 심하다. 실제 염포로의 출근 시간인 오전 8~9시 평균 속도는 시속 30.5㎞다. 퇴근 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는 시속 28.7㎞까지 느려지는 등 해당 구간의 평균 주행 속도는 시속 30.8㎞에 불과하다.
남구 석유화학단지·용연공업단지에서 북구 효문·모듈화 일반산단에까지 이르는 산업로 출퇴근 정체도 고질적이다.
출퇴근 시간대 가장 정체가 심한 구간인 두왕사거리~상방사거리 구간 평균 속도는 오전 8~9시 36.6㎞, 퇴근 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는 32.7㎞ 수준이다.
차들이 몰리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주차난도 근로자들이 매일 골머리를 앓는 만성적인 문제다.
주차난으로 가장 몸살을 앓는 지역은 단연 온산국가산단이 첫손에 꼽힌다.
온산국가산단은 조성 당시 주차 공간 확보 등에 대한 대책이 정립되지 않은 채 지난 1986년 준공됐다. 현재 약 400여 개에 달하는 업체가 들어섰고 근로자는 1만5000명을 웃도는데, 상당수 자차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다 보니 만성 주차난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입주 기업체 대부분은 자체 주차공간 부족으로 도로상에 무질서하게 주차를 하고 있다.
실제로 파악된 온산국가산단 내 자체 주차장 확보는 근로자 수요 대비 10%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협력·외주업체 및 비정규직은 사내 주차장을 이용하지 못하고 산단 내 도로에 이중·직각·대각 주차를 이어가는 실정이다.
◇대형차 통행에 ‘살얼음판 운전’
산단 도로의 전반적인 노후화도 심각하다.
경찰 관계자는 “울산 공단·산단쪽 도로는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라며 “일대 보도는 잡초가 무성하고 나무 뿌리가 자라 보도블럭이 제기능을 못하는 것은 물론, 수시로 도로 곳곳에 포트홀이나 패임 현상이 벌어져 보행·주행환경이 쾌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기다 산업도시 특성상 매일 대형 화물차가 오가면서 발생하는 ‘깜깜이 차선’도 문제다.
남구 석유화학공단이나 울주군 온산국가산단에서는 비가 조금만 와도 차선이 보이지 않아 살얼음판 운전을 이어간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도로교통협의회(AASHO) 시험 결과에 따르면 화물차의 축하중이 10t이면 승용차로 환산했을 때 7만대가, 하중이 1t 더 늘면 승용차 11만대가 도로를 파손하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경찰청은 교통사고 예방과 야간 도로 이용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노면표시 반사성능 기준’을 개선하고 전국 지자체에 관련 내용을 권고하고 있다.
백색선과 황색선 등의 휘도를 높여 빛 반사가 더욱 잘 되게 도료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기준 강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바뀐 휘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도로가 다수다. 차선 재도색에 많은 예산이 드는 만큼 전체 교체를 할 예산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시는 해마다 민원이 들어오거나 마모가 심한 지역을 위주로 차선 재도색을 실시하고, 매년 추경을 통해서도 수시로 예산을 확보하고 있지만 대응에는 역부족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은 대형 화물차 통행이 많다 보니 차선이 쉽게 마모된다”며 “차선을 재도색해도 1년만 지나면 밤이나 비가 올 때 차선이 보이지 않는다는 민원이 접수되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최근 울산에서는 ‘산업도시 맞춤형 교통체계’ 수립 움직임이 일고 있다. 울산경찰청은 지난해 9월 울산상공회의소, 울산시, 도로교통공단 등 유관 기관과 함께 울산 산단·공단 교통체계 개선 간담회를 개최했다. 산업도시 울산은 물류수송 시간이 곧 도시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를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온산국가산단에는 주차장 추가 확보 방안 및 기습 폭우 시 신속한 교통 통제, 석유화학공단은 공단 특성에 맞는 실시간 신호 운영 수립 등 탄력적인 속도 운영 방안에 대한 모색이 이뤄졌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산단·공단 내 만성 문제로 제기되는 교통난·주차난 해소를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차선 마모, 포트홀 등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일대 상세한 모니터링에 나서는 등 보다 효과적이고, 세부적인 울산형 교통 정책 수립을 수립에 나서야 할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해당 기사는 경상일보와 울산경찰청이 공동으로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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