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윌스토어 밀알울산무거점 내부 한 쪽 벽면에 적힌 문구다. 이곳은 기부로 모인 물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또 기부문화 확산과 환경보호에 앞장설 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이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자선이 아닌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8일 방문한 굿윌스토어 밀알울산무거점. 가게 외부에는 형형색색의 아동티셔츠가 빼곡히 진열돼 있었다. 가격은 단돈 1000원. 함께 진열된 성인티셔츠도 3000~4000원 수준으로 저렴했다.
가게 내부에는 의류뿐만 아니라 식료품, 식기, 잡화, 도서, 장난감, 화장품, 전자제품 등 다양한 제품군이 가득했다.
기업이 기부한 새 상품도 진열대를 채웠다. 우유 500원, 세제 2000원, 장난감 5000원, 이불 1만원 등 시중가보다 40~50% 이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매장 한 편에는 의류를 입어볼 수 있는 피팅룸이 마련돼 있었고, 3만~20만원가량의 소형가전을 1만원에 랜덤으로 구매할 수 있는 럭키박스도 판매 중이었다.
매장 옆에 별도로 조성된 기증센터에는 시민들이 기부한 물품들이 한가득 쌓여있었다. 물품들은 선별 및 포장 등을 거쳐 매장에서 판매된다.
이도현(무거동·44)씨는 “기부물품으로 운영되는 곳이라고 해서 대부분 중고제품을 판매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둘러보니 새 제품 위주인데다 품목도 다양해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며 “물건을 사는 것만으로 환경보호에 기여하고 장애인의 자립을 도울 수 있으니 기분 좋은 쇼핑이 됐다”고 말했다.
굿윌스토어는 밀알복지재단과 우리금융미래재단이 공동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기업과 개인이 기부한 물품을 판매해 발생한 수익으로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는 장애인 근로사업장이다.
지난달 18일 개점한 울산무거점은 전국에서 37번째, 울산에서는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발달장애인 6명과 비장애인 8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장애근로자들은 영업, 고객안내, 진열, 상품 선별, 포장 등 다양한 직무를 수행한다.
장애근로자 김상우(38)씨는 “전에 일하던 곳은 장애를 이유로 근무시간과 임금이 적었는데 굿윌스토어는 이를 보장해줘서 좋다”며 “장애로 인해 계산이나 복합적인 사고에 어려움이 있어 영업과 진열을 맡고 있다. 사람들과 소통하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근수 굿윌스토어 밀알울산무거점 점장은 “굿윌스토어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휘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단체로, 장애인의 선한 일터”라며 “앞으로 울산무거점이 주민들이 매일 놀러와서 즐기는 동네 우물터 같은 매장이자 사랑의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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