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60플러스 학교’ 졸업식…인생 2막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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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60플러스 학교’ 졸업식…인생 2막 연다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5.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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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동구 노동자지원센터는 13일 2층 교육장에서 ‘2025년도 상반기 60플러스 학교’ 졸업식을 개최하고 10주간의 과정을 마무리했다.
“우리는 이제 진짜 ‘나’를 살러 갑니다”

13일 울산 동구 노동자지원센터 2층 강의실. 도장공, 배관업체 직원, 가정주부 등 제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리던 이들이 하나같이 ‘졸업생’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2025년 상반기 60플러스 학교’의 마지막 수업이자 졸업식에서 참가자들은 주름진 손에 생애 설계도를 쥔 채 이제는 나를 위한 인생 2막의 문을 열었다.

동구 노동자지원센터는 이날 ‘2025년도 상반기 60플러스 학교’ 졸업식을 개최하고 10주간의 과정을 마무리했다.

참가자들은 지난 수업들을 통해 배운 내용들을 바탕으로 갖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 앞으로의 목표 등을 담은 ‘인생 2막 설계도’를 만들어 발표하고 졸업사진을 촬영했다.

가장 먼저 발표한 반장 길현숙씨는 “앞으로 인생 2막에서 꾸준히 건강하고 능력있는 할머니가 되는 것이 목표다”며 “이번 수업을 통해 평소 경험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경험했고 이 수업들이 나를 깨우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장공으로 일했던 곽동익씨는 “노년에는 내가 평생해 왔고 가장 잘하는 일인 도장작업에 대한 노하우를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며, 건강하고 보람된 삶을 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면서 “이번에 작성한 생애설계도를 인생 2막의 나침반으로 생각하고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배관업체 직원으로 40년 이상 근무한 전인수씨 역시 “퇴직 후 5~6년이 지났고 가능하다면 2~3년 더 근무하다가 2~3년 후에 사회에 기부하며 삶을 보람 있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 참가자들의 발표가 끝난 뒤 김종훈 동구청장은 “한평생 일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기도, ‘나’의 행복에 대해 고민할 여유도 없이 일해온 선배님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앞으로 이 수업을 통해 만난 소중한 인연들을 기반으로 공동체를 형성해 그 속에서 새로운 활력을 찾게되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이후 이들은 각자의 이름이 쓰여진 졸업장을 받고 다함께 졸업모를 던지며 단체 사진을 찍었다. 마지막 수업에 대한 아쉬움에 끝까지 남아 주변을 정리하고 연신 서로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며 졸업식을 마무리했다.

졸업생 박선희씨는 “이번 수업을 통해 내가 생각했던 작은 꿈들이 결코 작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면서 “무엇보다 수업을 계기로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윤형진 노동자지원센터 생애설계 상담실장은 “노년기에는 특히 이해관계가 없는 느슨한 관계가 꼭 필요하다”며 “참가자들이 지나온 삶에 대해 다시 돌이켜보고 쉽게 만나기 힘든 인생 2막의 동료들을 만나 함께 봉사도 다니고 여행도 다니면서 즐거운 노년기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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