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민에 안전정보 전파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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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주민에 안전정보 전파해주세요”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5.05.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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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동부소방서는 14일 동구 가족센터에서 동구청, 울산경찰청과 함께 외국인 통역사 및 통역 업무를 맡고 있는 외국인 주민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울산동부소방서 제공
외국인 주민 1만명 시대를 눈앞에 둔 울산 동구에서 이주민들의 생활 적응과 안전을 지원할 ‘통역사’를 대상으로 한 유관기관 합동 안전교육이 처음으로 실시됐다.

울산 동부소방서는 14일 동구가족센터에서 동구, 울산지방경찰청과 함께 외국인 통역사 및 통역 업무를 맡고 있는 외국인 주민 33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그동안 외국인 주민 대상 지원은 기관별로 개별 진행돼 왔지만, 통역 인력을 한자리에 모아 종합적인 안전교육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에 참석한 33명은 지역 조선업체와 외국인 관련 기관에서 근무 중인 외국인 및 결혼이주민들로 구성됐다. 일터와 지역 사회에서 통·번역뿐 아니라 사내 안전교육 지원까지 맡고 있다. 이들은 향후 자국 출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2차 교육’의 거점이자 ‘키맨’ 역할을 맡게 된다.

교육이 시작되기 전부터 교육장은 삼삼오오 모여든 외국인 통역사들로 북적였다.

첫 강의는 장민재 울산 동부소방서 소방경이 맡았다. 장 소방경은 “오늘 함께 해주신 통역사 여러분이 단순 의사소통뿐 아니라 언어장벽으로 인한 불안감을 완화할 수 있는 지역 사회와 외국인 주민 사이의 열쇠 역할을 담당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강의가 이어질수록 통역사들의 반응도 적극적이었다. 손을 들고 질문하거나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이들도 많았다.

캄보디아 출신 예비 통역사 한나래씨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생활 수칙이나 안전정보를 알려줄 사람이 정말 간절했었다”며 “이제 내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쁘기도 하고 책임감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소화기 사용법처럼 실제로 도움이 되는 내용도 많이 배웠다”고 웃었다.

두번째 강의는 울산경찰청 소속 피티옥란 경위가 맡았다. 그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자주 접하는 음주운전, 마약, 보이스 피싱 등의 범죄를 실제 사례와 함께 생생하게 전달했다.

이어 동구 관계자가 나서 외국인 주민들을 위한 생활수칙 전반을 소개하는 것으로 강의는 마무리됐다. 생활폐기물 배출 요령, 불법주정차와 이륜차 안전, 금연·절주 수칙 등 외국인들이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규제와 제도들이 담겨 큰 호응을 얻었다.

기업체에서 통역사로 근무 중인 베트남 출신 다어티빅응옥씨는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쓰레기를 한 봉투에 넣어서 버리다 보니, 한국에서 무심코 규칙을 어긴 적도 많았다”며 “특히 계란껍질이 일반쓰레기라는 것은 처음 알았다. 얼른 주변 외국인들에게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동부소방서 관계자는 “외국인 통역인은 단순한 의사소통을 넘어 재난 상황에서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 전달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인력”이라며 “이번 교육이 외국인 안전관리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정기적인 교육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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