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울주군 온양읍 하서마을에 100세 이상 장수 노인이 세 명이나 살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임생금(103세, 1923년생), 김두리(100세, 1926년생), 오무식(100세, 1926년생) 할머니다. 지난 1일에는 이들의 백수(百壽) 기념식이 열리기도 했다.
10대 시절 결혼과 함께 마을에 터전을 잡은 이들은 80여년 한평생을 하서마을에서 살아온 마을의 산증인들이다.
인구가 불과 175명 남짓한 작은 마을인 하서마을은 울주군 전체 마을 384곳 중 100세 이상 장수 노인이 가장 많은 곳이다.
특히 하서마을의 장수 노인들의 건강은 남다르다. 대부분의 100세 이상 노인들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생활하는 것과 달리, 임 할머니 등은 여전히 식사도 거뜬히 하고 계단도 도움 없이 오르내릴 만큼 건강하다. 텃밭에서 밭일도 하고, 농작물들을 판매하기 위해 장날이면 짐을 머리에 이고서 시장으로 향하기도 한다.
취재진이 그 비결을 묻자, 이들은 “옛날부터 병원을 잘 모르고 살았다”며 한목소리로 ‘스트레스 없는 편안한 마을 분위기’를 건강의 비결로 꼽았다.
김두리 할머니는 “16살에 시집와서 쭉 여기서 살았다. 6·25때도 이 마을에서 남편을 군에 보냈다”며 “옛날에는 김치랑 시래기, 장에서 사는 고기 대가리(머리)만 먹고 살았지, 좋은 것은 못 먹고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뭐든 잘 먹고 잘산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먹는 것도 싫지만 그래도 삼시세끼는 꼬박 챙겨 먹는다”며 “이제는 자식들이 힘들지 않게, 안 아픈 채로 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무식 할머니는 젊은층을 향해 “요즘 사람들은 결혼을 안 하고 아이를 낳지 않아 걱정”이라며 “젊은 사람들이 아이를 많이 낳아서 옛날만큼 아이들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군은 이런 장수 노인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장수 축하 물품 지급 조례’를 제정해 100세가 된 이에게 축하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이순걸 울주군수는 “울주의 발전을 이끌어주신 어르신들의 오랜 노고와 귀중한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울주군 어르신 모두가 활기찬 노후생활과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아낌없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