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시설 ‘함월 치유의 숲’ 이름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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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시설 ‘함월 치유의 숲’ 이름 무색
  • 주하연 기자
  • 승인 2025.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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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찾은 울산 중구 함월 치유의 숲. 야외쉼터에 설치된 평상이 파손돼있다.

울산 중구 ‘함월 치유의 숲’이 이름과 달리 시민들의 불편과 실망을 자아내고 있다.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즐겨 찾는 편의시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찾은 함월 치유의 숲 내 귀법사 맨발등산로. 한적한 숲길을 따라 들어가면 체육시설과 함께, 주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계단 형식으로 조성된 야외쉼터가 눈에 띈다.

테이블, 벤치, 평상 등이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지만, 치유의 숲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일부 벤치를 제외하고는 성한 시설이 없을 만큼 파손돼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나무 재질의 테이블 표면은 여기저기 깊게 패여 있거나 갈라져 있었고, 평상은 군데군데 구멍이 나 있거나 일부 판자가 아예 내려앉아 있는 등 사용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 벤치도 실제로는 무게를 실으면 휘청거릴 정도로 불안정해 어린이나 노약자가 잠시 쉬려다 다칠 위험이 있어보였다.

함월둘레길을 포함한 치유의 숲은 도심 속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평소 주민들이 산책을 하거나 인근 학교 학생들이 야외활동을 하기 위해 자주 찾는 명소다.

하지만 시설 관리 미흡으로 이날 울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 소속 복지사들이 장애인들과 함께 숲 체험 등 야외활동을 위해 방문했다가 이내 발길을 돌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복지사는 “2년 전 왔을 때만 해도 상태가 괜찮았다. 오랜만에 다시 왔는데 시설 상태가 너무 심각해 실망스럽다”며 “부상 등 안전 문제가 우려돼 다음부터는 다른 장소를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시민 A씨는 “시민들의 혈세로 만든 시설이 파손된 채 방치돼 있고 사용도 할 수 없어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빨리 시설을 교체·수리하는 것은 물론, 주기적인 안전 점검 및 유지·보수를 통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구는 뒤늦게 상황을 인지하고 조치에 나섰다. 민원을 접수한 뒤 현장 점검을 마쳤으며, 이번 주 중으로 전문 업체에 수리를 의뢰할 계획이다.

중구 관계자는 “업체 선정 등을 거쳐 수리 기간은 2~3주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조치를 취하겠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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