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적고 노후화…주전어촌체험마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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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적고 노후화…주전어촌체험마을 위기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5.05.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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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동구 주전어촌체험휴양마을 숙박동 옥상에 오랜 시간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바비큐 그릴이 쓰러져있다.
▲ 숙박시설 내부 벽지는 찢어진 상태다.
한때 지역 어촌 경제 활성화 모델로 주목받던 울산 동구의 주전어촌체험휴양마을이 수입 감소와 운영의 어려움으로 복합적 위기에 놓였다. 임시방편이 아닌 근본적인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주전어촌체험휴양마을은 지난 2013년 9월 국비와 지방비 10억원을 들여 체험동과 숙박시설을 조성하면서 첫발을 뗐다. 본격적인 운영은 2014년부터였다.

개장 초기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지역 특산물을 결합한 관광상품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성장가도를 달렸다.

2019년 수입은 4억원을 돌파했다. 수입은 출자 어민과 어촌계원에 성과금으로 분배됐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단체 체험이 중단되고 외지 방문객 발길까지 끊기며 수입이 연 2000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연 매출은 7400만원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했지만,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 10년간 지속돼 온 국비 지원이 중단되면서 어촌계의 자립 역량과 의지가 평가대에 올랐다.

설상가상 구조적인 문제까지 겹쳤다. 체험마을 사업은 어촌계원들이 프로그램 운영에 참여해 인건비를 받아 경제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인데 2025년 기준 프로그램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어촌계원은 단 5명에 불과하다.

실제로 해녀밥상 외 안전요원 면허를 요구하는 다른 체험 프로그램은 외부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인건비 부담은 또 다른 비용 압박으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어촌계의 고령화가 장기적 사업 운영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주전어촌계원의 평균 연령은 75세에 달한다.

체험마을 사업은 어촌계 자체 역량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어촌 정착 등의 문제로 젊은 신규 인력 유입은 쉽지 않다. 이에 프로그램 기획이나 외부 대응, 마케팅 활동 등을 능동적으로 해낼 만한 주체가 부족한 실정이다.

건축 이후 10년이 지난 숙박동 시설의 노후화도 발목을 잡고 있다. 10년이 지난 숙박동은 벽지가 뜯겨나가고 옥상 바비큐장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주민들 사이에서도 “동구의 유일한 휴양마을 시설이 너무 열악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이에 설비 개선을 통한 재반등 기회를 노리던 동구청이 올해 초 도전한 정부 시설 개선 사업 공모에서도 결국 탈락하며 고배를 마셨다. 지난 2023년과 2024년 지원한 소규모 보수공사 지원 공모 탈락에 이어 노후화된 시설을 보수하고 현대화해 관광객을 다시 끌어들일 수 있는 2년짜리 대형 공모 기회까지 놓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수익성 저하와 운영 인력 부족 등으로 어촌계 내부에서 ‘구청 직영 전환’에 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전어촌체험휴양마을은 사업 종료를 원할 경우, 운영 주체인 어촌계가 직접 신청해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다.

강원보 주전어촌계장은 “규제와 사용료 관리 등 신경 쓸 부분이 너무 많다”며 “차라리 구청 직영으로 운영하는 게 낫다”고 토로했다.

동구 관계자는 “주전어촌체험마을은 전국에서도 그나마 수입이 나오는 마을로 분류돼 있다”며 “어촌체험휴양마을은 어촌계 주도로 운영되는 만큼 어촌계 스스로 역량을 키워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어촌계가 지역 특성을 살린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발굴해 자립 기반을 다지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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