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구석구석을 촘촘히 연결하는 마을·지선버스의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업체는 매년 기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마을·지선버스 기사 부족 문제는 올해 초 울산시의 버스 노선 개편 이후 심화됐다.
20일 울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시의 노선 개편으로 장대·굴곡 노선이 정리되면서 마을·지선버스의 숫자가 늘었다. 지난해 148대였던 마을·지선버스는 개편 이후 172대로 늘었다.
문제는 버스 숫자가 증가했지만 이를 운전할 기사 숫자는 그만큼 늘지 못했다는 점이다. 2025년 기준 울산에서 마을·지선버스를 운행하는 기사는 385명으로 버스 한 대당 평균 인원은 2.23명이다. 업계에서는 대 당 최소 2.5명, 휴무·연가를 고려하면 3명이 붙는 게 이상적이라고 본다.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몇몇 업체를 제외한 영세업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부 업체의 경우 기사 부족으로 징계를 받은 기사까지 다시 운전대에 앉혀야만 노선 운행이 가능할 정도로 기사 수급난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사 수급난의 가장 큰 원인을 까다로운 자격조건과 시내버스로의 숙련 인력 이탈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울산에서는 1년 이상 경력이 없는 무경력자의 경우 상주와 화성 등에서 진행되는 버스 양성자 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교육 정원이 회당 30~40명에 불과해 대기 기간만 4~5개월이 걸린다. 심지어 교육 이수를 위해 3수, 4수를 해야 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이에 경기가 악화하며 지원자가 늘어나는 것에 비해 자격 요건 충족을 위한 교육 시스템이 아직은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내버스와의 임금·복지 차이로 인력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줬다. 한 마을버스 기사는 “1000원의 갑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민들이 마을버스를 얕보는 태도를 보일 때가 있다”며 “이에 젊은 기사들은 대부분 경력을 쌓아 시내버스 회사로 이탈한다”고 설명했다.
버스를 운영하는 업체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마을버스의 경우 전 노선이 적자인 데다 시의 재정 지원은 100%를 밑돌아 복지 향상이나 인력 확충을 하고 싶어도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울산의 한 마을·지선버스 업체 관계자는 “지원자는 있지만 교육 자격이 안 되거나 겨우 들어와도 오래 버티는 사람이 없다”며 “당장 운전할 수 있는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