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의 핵심 장소인 울산 동헌이 부식과 균열로 방치되고 있어, 관광객 유치에 앞서 문화유산 보수가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중구에 따르면 중구는 오는 10월 울산 경상좌도병영성과 울산동헌 및 내아 일원에서 국가유산야행사업을 실시한다.
국가유산청 공모 사업으로, 국·시비 등 약 3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고 문화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대규모 야간 행사다.
‘동헌 달빛 한 조각, 병영 별빛 한 바퀴’라는 제목으로 다양한 야간콘텐츠를 통해 지역대표 관광명소로의 도약에 나선다.
야경, 야로, 야설, 야사, 야시, 야식, 야숙 등 수령의 7가지 의무를 체험하는 야간 문화유산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우선 경관조명과 빛조형물을 설치하고 스탬프투어, 상소문 쓰기, 역사퀴즈대회 등 참여형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플리마켓, 야시장, 먹거리 장터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작 행사 무대로 활용될 울산 동헌과 내아의 보존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울산시 제1호 유형문화유산으로서 역사적 가치를 지녔지만 수년 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요 기둥이 썩고 부식되는 등 시설 곳곳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중구가 지난 2023년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에 자문한 결과 기둥 목 부재 표면에 심각한 흑화현상이 발견됐으며 일부 부위는 목재를 부식시키는 백색 부후균이 관찰됐다.
기둥 등 목재부가 노후돼 훼손되고, 벽체 일부는 갈라짐 및 미세탈락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내아 뒤편의 굴뚝 상부는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등 보수가 시급한 상태다.
동헌 및 내아는 울산시 소유 문화유산으로, 관련 조례에 따라 울산시가 보수 등에 필요한 예산을 편성해야 하지만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예산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보수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으나 시의 재정 여건 상 사업의 우선순위를 매겨야 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며 “빠른 시일 내 보수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주하연 기자 joo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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