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각종 메스컴에서 극찬을 받으며 전국적인 이슈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애잔하게 울리는 ‘폭싹 속았수다’라는 드라마가 있다. 제주 방언으로 “매우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뜻을 담은 이 드라마는 제주도를 배경으로 그 속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런데 그 작품이 많은 이들을 울렸다. 그 안에는 우리가 잊고 살아왔던 부모님 세대들의 고단함, 그 시절의 향수와 그리움의 감정이 우리를 울린 것이다. 그 모든 것이 이 드라마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하지만 ‘폭싹 속았수다’가 주는 감동은 그저 고된 인생 이야기만이 아니다. 화려한 세트와 자극적인 갈등도 없다. 단지 양관식이라는 한 인물이 흘리는 눈물에 우리 모두의 마음이 공감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전 국민의 마음을 울렸다.
‘폭싹 속았수다’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제주만큼이나 울산도 우리만의 이야기가 있다.
필자는 울산에서 50여년을 살아온 울산시민이다. 울산은 한때 파도 소리만이 들리던 고요한 어촌에 불과했다.
1962년, 대한민국 최초의 공업지구로 지정되고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울산은 작은 어촌에서 세계적 산업도시로 도약해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이 되었다.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이 이 도시를 일으켰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울산이란 낮선 땅으로 꿈을 찾아 모여들었다.
이처럼 울산의 뿌리는 어느 한 지역이 아닌, 대한민국 전역에서 온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이 만든 공동의 결과물이다. 열심히 일하며 가족을 부양하고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온 우리 부모님들의 이야기로 완성된 것이다. 그들이 곧 울산의 주인공이다. 우리는 그 뿌리를 기억하며 다음 세대에 우리 울산의 진짜 이야기를 전해줘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이야기이며, 우리의 드라마다. 오는 6월3일, 대선을 앞두고 전국이 분주하다.
전국이 대선을 발판으로 자기 지역발전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각 지역과 정당의 후보들은 국가 미래 비전과 지역 발전의 공약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정치는 너무 많은 계산과 이해득실에 갇혀 정치가 가져야 할 본연의 따뜻한 시선을 잃어버린 듯 하다. 정치는 본디 ‘사람’이다. 정치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지금은 누가 더 강하게 말하는가 보다 누가 더 진심으로 우리의 삶을 이해하고 있는가가 중요한 시기다.
정치의 가치란 결국 국민을 위한 것, 그 중심에 국민의 신뢰가 빠져 있다면 아무리 화려한 말도 공허할 뿐이다. 울산시민들이 지금 정치에 바라는 것은 그렇게 크고 거창하지 않다. 청년은 일자리와 기회를, 부모는 자녀의 미래를, 어르신은 노후의 안정을, 자영업자는 숨 쉴 수 있는 내일을 기다린다.
그리고 약속보다 실천하는 사람, 화려한 말 대신 지나온 삶으로 보여주는 사람, 자신보다 시민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을 기다릴 뿐이다.
울산시도 이번 대선을 앞두고 5대 분야 아래 12개 정책 과제, 총 35개 세부 사업으로 구성된 울산형 비전과 국가 발전의 방향을 제안했다. 소요되는 국비도 약 25조원이라 한다. 이는 지역의 발전을 넘어 국가 전체의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메시지다. 이러한 과제들은 단순한 공약이 아니라, 울산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전략이다. 대선 후보들은 이러한 지역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실현 가능한 공약으로 반영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우리 울산시도 발빠르게 우리 지역의 미래를 위한 준비에 대처를 잘하고 있는 것 같아 시민의 한사람으로 안도감이 생긴다. 얼마후면 대한민국의 제21대 대통령을 선출할 6·3대선이다. 이번 6·3대선에는 산업의 불빛 속에 가려졌던 울산사람들의 진짜 이야기, 우리 울산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줄 울산의 양관식을 찾을수 있도록 울산시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울산시민 여러분 오늘도 ‘폭싹 속았수다’.
김도형 농소새마을금고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