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살면서 크든 작든 자신이 속한 집단을 이끌어갈 사람을 선택해야 할 때가 많다. 어떤 사람을 대표자로 선택하는가에 따라 그 집단의 미래가 달려있을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좋은 사람을 선택할 수 있는 정보는 연설이나 과거 이력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짧은 시간에 후보자들의 공약과 능력을 비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선거 토론이 있다.
선거 토론의 일반적인 전략은 자신의 장점과 상대의 약점은 최대화하고 자신의 단점과 상대의 장점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선거 토론 전략에도 불구하고 토론 말하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정책과 주장이 합리적이어야 하고, 논리와 논거가 분명해야 한다는 점이다.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반론을 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논리와 근거가 약한 주장은 모래로 성을 쌓는 것과같이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리고 선거 토론 말하기의 문장은 짧고 명료해야 한다. 서술어는 확정적이고 단언적일수록 구성원에게 강한 인상과 자신감을 줄 수 있다. 말끝을 흐리거나 얼버무리지 않아야 한다.
또한, 선거 토론에서 공약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토론자의 태도다. 선거 토론 말하기는 대부분 사회자가 토론을 진행한다. 그리고 토론의 형식과 방법이 미리 정해진다. 따라서 토론자는 사회자의 진행과 주어진 형식과 규칙을 잘 따라야 한다. 사회자의 진행을 따르지 않거나,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끊는다거나, 상대 말에 함부로 끼어들기를 한다거나, 상대의 질문과 주장을 흐리게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제를 벗어나기도 한다. 그것이 때로는 토론 말하기의 전략이 될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구성원으로부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또 중요한 것은 상대 후보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하는 것이다. 주제와 관련이 없는 말로 상대를 공격한다거나 상대에게 모욕적인 말이나 폭력적인 말, 무시하는 말 등 비인격적으로 말을 해서는 안 된다. 토론의 태도나 말투를 보면 그 사람의 인품과 성격과 능력을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토론을 할 때는 상대를 바로 바라보면서 바른 자세로 말을 해야 하며, 발음은 분명해야 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말을 해야 한다. 상대의 어떤 공격에도 정서적으로 흔들려 흥분하지 않아야 한다.
토론 말하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후보자의 진정성과 인성이다. 말하기도 중요하지만 모든 것은 사람됨에 달려있다. 어떤 선거든 후보자가 구성원들로부터 선택받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어떤 사람을 선택하는가는 구성원들의 현명하고 분별력있는 판단뿐이다.
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