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인공지능(AI)은 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AI 기술이 소프트웨어의 범위를 넘어 실제 물리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를 ‘Physical AI(피지컬 AI)’라고 한다. 피지컬 AI는 단순히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은 물론, 센서, 로봇, 드론, 자율주행 장치 등 다양한 물리적 시스템과 결합하여 현실 세계에서 스스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또 하나의 인공지능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은 제조, 물류, 건설, 에너지, 농업, 식품산업과 교육, 의료, 공공안전 등 서비스 산업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산업에 응용 가능하며, 울산과 같은 산업도시에서는 그 활용 가능성이 더욱 크다.
피지컬 AI는 ‘물리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는 센서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이를 분석한 후, 로봇이나 기계를 제어하여 물리적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자율주행차, 공장 생산 라인에 배치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울산은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중공업 중심의 도시로, 전국 최대의 제조업 생산 비중을 자랑한다. 또한, 울산항과 울산공항, 내륙 철도 및 도로를 중심으로 한 물류 인프라도 잘 구축되어 있어 물류와 운송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는 울산시가 ‘스마트 도시’로의 전환을 목표로 다양한 디지털 전환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피지컬 AI의 적용이 매우 적합한 환경이다.
울산에서의 피지컬 AI 활용 방안으로 우선 제조 산업의 스마트화를 들 수 있을 것이다. AI 로봇의 생산현장 도입으로 자동차 및 조선 분야에 AI 기반 로봇 팔을 활용하여 정밀 용접, 조립, 검사 등의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생산 효율과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예지 정비 시스템으로 공장 내 기계에 센서와 AI 분석 시스템을 설치해 고장을 사전에 감지하고 유지·보수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기계 고장으로 인한 생산 중단을 방지할 수 있다. 다음은 물류 및 항만 자동화로서 자율주행 운송 로봇을 들 수 있는데, 울산항 및 대형 물류센터에 자율주행 카트를 도입해 물류를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 AI 크레인 제어 시스템을 구축하여 컨테이너 하역 시 AI가 최적의 하역 순서를 계산하고 제어하여 작업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다음은 환경·에너지 분야에서 살펴보면, AI 기반 환경 감시 드론으로 공단 지역의 대기질, 수질 등을 모니터링 하는 AI 드론을 활용하면 실시간 감시와 대응이 가능하다.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은 에너지 사용량 예측과 분산 제어를 AI가 수행하여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교육 분야에서는 AI 체험형 로봇 교육의 도입으로 울산 지역의 초·중·고등학교 및 과학관에서 학생들에게 코딩 및 AI 로봇 체험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미래 인재 양성을 도모할 수 있다. 메이커 스페이스와 연계를 통해 피지컬 AI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메이커스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생들의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공공안전 및 도시 서비스 분야에서는 자율 순찰 로봇을 도입하여 공공장소에서 안전 감시 및 안내 역할을 수행하고, 스마트 교통 제어를 활용, AI 카메라와 신호 체계를 결합하여 교통 흐름을 실시간 분석하고 제어함으로써 정체 해소 및 사고 예방에 기여한다.
피지컬 AI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현실 세계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다. 특히 울산과 같은 산업 중심 도시에서는 제조, 물류, 환경, 교육, 공공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울산을 한국형 스마트 산업도시의 모델로 발전시키기 위해 피지컬 AI를 핵심 기술로 삼고, 이를 지역 맞춤형으로 구현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구자록 전 울산정보산업진흥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