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우의 新우시산국(18)]시민들과 함께 한 한우축제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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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우의 新우시산국(18)]시민들과 함께 한 한우축제 돋보였다
  • 경상일보
  • 승인 2025.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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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우 전 UBC 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

최근 필자는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둔치에서 열린 한 축제를 다녀왔다. 그동안 축제하면 유명 인기 가수를 불러 마치 관객을 동원하듯 흥만 돋우는 형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 참여해 본 ‘2025 울산축협 한우축제’는 무엇인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많은 시민들이 1200석의 아주 넓은 공간에서 맛 좋은 한우를 숯불에 구워 먹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대형 천막 공간은 하얀 연기와 맛있는 고기 냄새로 가득했다. 가족과 단체 때로는 연인끼리 삼삼오오 둘러앉아 맛난 음식을 먹으며 오순도순 대화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았다.

가장 눈에 띈 것은 한국모델협회 울산지회 주관으로 열린 ‘퓨전 한복 패션쇼’(사진). 한복을 곱게 입은 시민들이 직접 모델로 참가해 다양한 율동을 선보였고 아동들과 발달 장애인들도 함께했다.

기존 축제는 유명 가수들이 노래 몇 곡을 부르면 관객들은 자리에서 박수를 치는 선에 그쳤지만, 이번 축제는 뭔가 달랐다. 축제에 참여한 일부 시민들이 무대 앞 공터에서 신명나게 춤을 출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좋았다. 화가들이 시민들의 얼굴을 그려주는 캐리커처 부스도 인상적이었다. 얼굴이 그려지길 기다리는 가족들의 단란한 모습도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승마협회에서 주관한 시민 무료 승마 체험도 눈길을 끌었다.

시중 가격보다 30~50% 정도 저렴하게 고기를 판매한 한우장터도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울주군에서는 언양불고기 축제와 봉계불고기 축제가 격년제로 열린다. 하지만 경기 침체 탓으로 이들 축제가 예년처럼 큰 인기나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축제를 ‘한우’라는 하나의 주제로 통합해서 울산을 대표하는 먹거리 축제로 발전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한우축제를 지켜보면서 문득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 중 하나인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맥주 축제가 떠올랐다.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이 모여 맥주를 즐기고 전통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는 축제로 유명하다. 독일 뮌헨의 맥주 파티처럼 울산의 중심 태화강변에서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맛있는 고기를 먹으면서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신이 난다.

그동안 지자체별로 예산만 낭비한 채 경쟁하듯이 벌이는 축제를 이제는 지양해야 한다. 특색 있고 차별화된 축제를 선별해서 울산도 알리고 지역의 관광 자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대표 축제를 키워 나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본다.

이달우 전 UBC 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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