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5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환경의 날’이다. 유엔 산하 환경 전문기구인 유엔환경계획(UNEP)은 1987년부터 매년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그 해의 주제를 선정하고 발표하며, 대륙별로 한 나라를 정해 기념 행사를 개최한다. 우리나라도 1996년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매년 6월5일을 법정기념일로 정해 환경 보호 실천을 촉구하고 있다. 올해는 ‘세계 환경의 날’ 기념 행사가 1997년 서울 개최 이후 28년 만에 우리나라 제주에서 열려 더욱 뜻깊다.
이번 세계 환경의 날 주제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ollution)’이다. 한때 플라스틱은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현대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자원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생태계와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다. 2019년 기준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4억6000만t에 달하며, 지금 추세라면 2060년까지 12억3100만t으로 늘어나리라 전망된다. 우리나라 역시 플라스틱 다소비 국가로,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이 132.7㎏에 달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일회용 플라스틱과 포장재 사용이 심각하게 늘었다.
중요한 문제는 플라스틱이 버려지고 나서부터 시작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은 9%에 불과하다. 사용 후 버려진 플라스틱은 소각 처리하는 과정에서 다이옥신, 수은 등 인간에게 유해한 수많은 독성물질이 발생한다. 또한 수십 수백년간 썩지 않고 남은 플라스틱은 토양, 바다 등으로 유입돼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먹이 사슬을 통해 인류의 건강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전 세계 바다에 떠다니는 눈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요즘 큰 이슈가 되고 있다.
플라스틱은 비단 환경 오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플라스틱의 생산부터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다량으로 발생해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가뭄, 홍수, 폭염 등 과거에는 없던 극심한 기후변화가 지금 전 세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러한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가지 실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실천부터 시작했다. 시청 내에서는 1회용 컵 반입을 제한하고, 회의나 행사, 축제장에서도 다회용기 사용을 장려하고 있으며, 캠페인과 홍보를 통해 시민들에게도 일회용품 줄이기 실천을 유도하고 있다.
재활용 시스템 강화를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올바른 분리배출을 유도하기 위해 가정과 상업시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안내와 홍보를 진행 중이고 재활용품 품목별 별도배출 요일제 운영,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배출 실태 점검도 실시하고 있다. 무인회수기를 설치해 투명페트병 투입 시 개당 10원씩 적립하는 제도도 시행 중이다. 제2차 자원순환 시행계획에 따라, 플라스틱을 포함한 생활폐기물 재활용률을 2023년 기준 51.1%에서 2027년 61%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특히,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하여 석유의 형태로 연료화하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해중합(화학분해·재융합) 기술을 통해 석유 기반 플라스틱과 동일한 품질로 재생산하여, 이를 가전, 식음료 용기 등 다양한 제품의 원료로 활용하는 자원순환 시스템을 선도해 나갈 것이다.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궁극적 열쇠는 바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다. 하루하루 무심코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줄이고, 재활용을 철저히 하며, 환경 관련 행사나 캠페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울산시는 환경의 날을 맞이하여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준비했다. 6월7일 태화강국가정원에서 ‘환경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고 환경콘서트와 환경가요제가 열린다. 울산지속가능발전협의회 주관으로 개최되는 ‘환경 한마당’에서는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환경 보호 실천 방법을 공유하는 체험 부스와 전시 공간을 운영한다. 환경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다. 울산시는 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클린업TF를 가동하고 매월 깨끗데이를 운영한다. 우리가 실천하는 작고 반복적인 행동들이 모이면 반드시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안승대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