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다운 집으로 / 준서네]집주인 파산으로 보증·전세금 날릴 위기
상태바
[집다운 집으로 / 준서네]집주인 파산으로 보증·전세금 날릴 위기
  • 권지혜 기자
  • 승인 2025.06.09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경매에 넘어가게 된 준서네.

준서(가명·16세)는 컴퓨터를 좋아하는 학생이다.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보이지만, 힘든 시기를 겪으며 성장해왔다.

지난 2016년 단순 폐렴 진단 후 증상이 쉽게 나아지지 않아 여러 병원을 다닌 끝에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 등 복합적인 신경계 질환 진단을 받았고, 2018년에는 뇌병변 장애 4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은 결과, 휠체어 없이 움직일 수 없던 몸도 조금씩 나아져 지금은 어느 정도 걸을 수 있게 됐다.

덕분에 힘든 시절 겪었던 우울감과 대인 기피도 많이 호전돼 이제는 또래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있다.

준서는 부모님, 동생 준영(가명· 15세)이와 함께 살고 있다.

준서 아버지는 폐결핵과 천식을 앓고 있음에도 생계를 위해 근로를 이어가고 있으며, 월 약 200만원의 수입으로 4인 가족을 책임지고 있다.

준서 어머니는 과거 공부방에서 일했지만, 준서를 돌보기 위해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이후 준서의 건강이 점차 호전되자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다시 일을 시작하려 했지만, 2023년 낙상 사고로 어깨 신경을 다쳐 일상적인 움직임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형편으로 인해 준서는 얼마전까지 컴퓨터 코딩 학원에 다니며 관련 자격증도 취득했지만, 계속되는 경제적 부담으로 학원을 중단하고 집에서 홀로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준서의 동생 준영이는 학업성적이 뛰어나 고등학교에 입학해 기숙사 생활을 시작했다. 주말이면 집에 와서 청소와 빨래 등 집안일을 도우며 가족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준서도 몸이 불편한 와중에 서툴지만 집안일에 함께 참여하려 노력하고 있다.

준서 어머니는 “실수할 때도 있지만 집안일을 도우려 애쓰는 착한 애들이다”며 “아이들을 위해 어떻게든 살아보려 발버둥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렇듯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서로를 보살피며 노력해왔지만, 준서네는 요즘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현재 살고 있는 LH 전세임대 아파트가 집주인의 파산으로 경매에 넘어가면서 보증금과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LH 측에서 다른 전세임대 아파트로의 이사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당장 새로 이사할 집의 보증금을 마련하는 일은 가족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모금된 금액은 준서네가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데 필요한 보증금에 쓰일 예정이다. 가족들은 익숙했던 집을 떠나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버티고 있다. 안정적인 주거 환경 속에서 준서와 준영이가 건강하게 자라며 각자의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절실하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울산지역 주거빈곤아동 주거비 지원 문의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울산지역본부(275·3456) 전화 혹은 QR코드로 접속하시면 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의 小공원 산책하기](6)도시바람길숲-새이골공원
  • [정안태의 인생수업(4)]이혼숙려캠프, 관계의 민낯 비추는 거울
  • [송은숙 시인의 월요시담(詩談)]문성해 ‘한솥밥’
  • 양산 황산공원 해바라기 보러 오세요
  • 울산 부동산 시장 훈풍분다
  • 추억 속 ‘여름날의 할머니집’으로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