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수도 울산이 ‘제조 AI 융합 혁신도시’로 도약을 공식 선언했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 4대 주력 산업을 기반으로 탄탄한 제조업 인프라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 제조’로 전환하고 산업 전반의 혁신을 실현하겠다는 전략이다.
한때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이자 ‘산업 유토피아’로 불렸던 울산은 주력 산업의 침체로 ‘디스토피아’라는 암울한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나 이제 울산은 AI 기술을 접목해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퀀텀점프시키는 ‘울산발 제조 AI 혁신’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0일 본사가 주최한 ‘2025 울산혁신콘퍼런스’에서 AI 전문가들은 제조업 도시 울산이 AI 실증과 확산에 최적화된 구조를 갖춘 도시라며 AI 기반 산업 전환 가능성을 집중 조명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주영섭 한국디지털혁신협회 회장은 “미국이 AI 기술에서 앞서 있지만, 산업 AI 분야에서는 울산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딥아이 김기수 대표는 “울산의 탄탄한 산업 밸류체인은 AI 산업 구현에 필수적인 기반이며, 제조 AI 융합 혁신을 이루면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제조 AI 분야의 ‘산유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자동화 설비와 축적된 공정 데이터를 갖춘 대량생산형 산업 구조는 AI 학습과 실증에 최적이며, 산업 간 연계가 견고하다는 점도 전문가들이 꼽는 울산의 강점이다.
울산시는 이날 ‘제조 AI 융합 혁신도시’를 비전으로 한 ‘울산형 인공지능산업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제조 AI 기반 산업 고도화, 데이터 인프라 구축, 전문 인재 양성, 중소기업 맞춤형 지원, 규제 개선 등의 전략을 통해 대한민국 산업 혁신 중심지로 재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울산의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려면 현실적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지역 중소기업의 AI 수용 여건은 아직 취약하다. 기술 이해 부족, 인력과 예산 한계, 맞춤형 컨설팅 부재 등이 겹치며 전환이 지체되고 있다. 실무형 인재 양성과 수요 기반 기술 매칭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울산형 전략의 성공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예산 지원과 제도 기반 강화, 중소기업과의 맞춤형 기술 매칭 체계 구축, 그리고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유연한 디지털 생태계로 확장하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울산시의 이번 ‘제조 AI 융합 혁신도시’ 선언을 계기로 울산발 제조 AI 혁신에 속도가 붙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