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5일은 1972년 유엔 인간환경회의에서 제정된 이래로 53번째를 맞이한 ‘세계 환경의 날’이었다. 특히 올해는 1997년 이후 28년 만에 다시 대한민국에서 국제 기념행사가 열려 그 의미가 더욱 특별했다.
세계 환경의날 지정 이후, 지구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지속적으로 강화돼 왔다.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그리고 2015년의 파리협정까지 전 지구적인 공동 대응이 이어져 왔다. 이러한 국제적인 흐름은 각 나라와 도시가 환경 문제 해결의 주체로 적극 나서야 함을 분명히 보여준다. 대한민국 산업화의 중심이었던 울산 또한 예외일 수 없다.
울산은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중심축으로서 중화학공업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성장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환경 문제와 마주해야 했다. 온산공단의 온산병과 태화강의 심각한 오염은 울산을 ‘공해도시’로, 태화강을 ‘죽음의 강’으로 불리게 했고,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울산은 과거의 아픔을 딛고 환경생태도시로의 대대적인 전환을 시작했다. 그 출발점은 ‘죽음의 강’이라 불리던 태화강의 부활이었다.
민관과 기업의 협력으로 2014년 종료된 ‘태화강 생태복원사업’은 놀라운 성과를 거뒀고, 수질이 1등급으로 개선된 태화강은 이제 시민들의 휴식공간이자 철새들이 찾아오는 깨끗한 하천으로 변화했다.
생명력을 되찾은 태화강은 2019년 순천만에 이어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됐으며, 오는 2028년에는 국제정원박람회 개최도 예정돼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한국수자원공사(이하 K-water)는 울산시의 든든한 파트너 역할을 했다. 그간 K-water는 울산 시민들의 중요한 식수원인 대곡댐 및 사연댐을 철저히 관리해 왔다. 또한, 1964년 산업단지의 공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준공된 선암댐은 2007년에 생태습지원과 야생화단지가 어우러진 선임호수공원으로 새롭게 변모했다. 이는 울산이 산업 중심에서 환경과 생태를 우선하는 도시로 전환하는 상징적인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멈춰서는 안된다. 대곡댐과 사연댐의 물은 대곡천을 거쳐 태화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것과 같이 태화강 수질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댐 상류의 오염원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댐으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더나아가, 댐상류부터 태화강 본류까지 이어지는 물길의 생태적 연결성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울산시는 선암호수공원의 성공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대곡댐과 사연댐 등을 활용한 제2, 제3의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울산시가 제작 중인 도시생태현황지도를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둔 ‘반구대 암각화’를 보존하고 동시에 사연댐의 안정적인 물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울산시와 K-water간 협력도 절실히 필요하다.
태화강 복원이 성공했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였다. 앞으로도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댐 주변 물 환경 교육, 탄소 중립을 위한 플로깅 행사, 생태체험 프로그램 등을 울산시가 민간·공공 파트너십을 통해 함께 기획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
환경과 생태, 문화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울산의 변화는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 올해 환경의 날 슬로건인 ‘공동의 도전, 모두의 행동’처럼 푸른 울산을 만들기 위한 여정은 시민과 기업, 지역사회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가능하다. K-water 역시 환경생태 가치 증진을 위한 울산의 핵심 파트너로서, 지속가능한 울산의 미래를 위한 힘찬 발걸음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
류형주 한국수자원공사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