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동시장의 ‘실버 크로스’ 울산도 경고등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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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노동시장의 ‘실버 크로스’ 울산도 경고등 켜졌다
  • 경상일보
  • 승인 2025.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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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과 고령화의 영향으로 노동시장의 세대 구도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전국 주요 도시에서는 고령층이 청년층보다 더 활발히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이른바 ‘실버 크로스’ 현상이 확산하며, 노동시장의 중심축이 청년 세대에서 노년 세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평균 연령이 44.5세로 비교적 젊은 도시인 울산 역시 현재는 청년층(15~29세)의 경제활동참가율이 60세 이상 고령층보다 다소 높지만, 양 세대 간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조만간 울산 노동시장에도 노령층이 주도하는 ‘실버 크로스’가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의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울산의 15~29세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은 48.9%로, 60세 이상 고령층(47.3%)보다 1.6%p 높았다.

아직은 청년층이 고용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울산지역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 전국 평균(49.5%)보다 낮은 반면, 고령층은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년 51%를 넘었던 울산의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은 올해 들어 48%대로 하락했고, 고령층은 같은 기간 44%대에서 47%대로 상승하며 양측 격차가 급속히 좁혀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울산도 빠른 시간안에 ‘실버 크로스’ 현상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는 노동시장의 세대 역전이 시작됐다. 17개 시도 중 절반이 넘는 10개 시도 지역에서 노령층이 주류로 자리잡았다. 최근 구직을 단념하거나 포기하는 청년이 늘고 있는 반면 60세 이상 고령층은 노동시장에 더 많이 참여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울산 지역 역시 제조업 일자리 감소와 대기업의 경력직 선호 등으로 인해 청년층 취업난이 심화하고 있고 ‘탈울산’도 지속되고 있다. 청년층의 이탈은 단순한 인력 부족을 넘어 소비 감소, 출산율 저하, 지역 공동화 등 연쇄적인 사회·경제적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책당국은 드러난 수치가 아닌 수면 아래의 구조적 경고음에 주목해야 한다. 여성친화적 노동환경 조성, 서비스업 재교육, 청년층의 지역 정착을 위한 주거·일자리 지원이 병행되지 않으면 울산 역시 ‘실버 크로스’의 흐름을 피해갈 수 없다. 울산의 노동시장이 돌이킬 수 없는 쇠락의 길에 접어들기 전에, 지금이야말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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