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SK그룹,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에 초대형 인공지능(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이 국내 지방 도시에 단독으로 5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것은 전례 없는 일로, 이번 유치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산업계에서도 주목받는 초대형 기술 투자이자, 산업 판도를 뒤흔들 ‘게임 체인저’급 빅딜로 평가된다.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을 앞둔 울산이 수도권을 제치고 데이터센터 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울산이 AI 데이터센터의 최적지로 선정된 데에는 이른바 ‘삼박자 조건’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첫째, 울산은 분산에너지 특구 후보지로 SK가스의 LNG 열병합발전소 등을 통한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둘째, 해안도시라는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해저 케이블 구축 등 글로벌 데이터 송수신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셋째,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冷熱)을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에 재활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한 점도 큰 강점으로 작용했다.
이번 AI 데이터센터 유치를 계기로 울산은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혁신 기업을 본격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특히 자동차를 비롯한 울산의 주력 산업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자율제조, 유연한 생산 시스템 구축, 공정 최적화 등 산업 고도화가 기대된다. 아울러 수소산업과 해상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AI 데이터센터 유치 과정에서도 김두겸 시장 특유의 ‘친기업 행정’이 큰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는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기업과의 소통을 전담하며 신청 접수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 같은 민첩한 대응은 기업의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아마존과 SK의 빠른 투자 결정을 끌어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AI 데이터센터를 울산이 전국 최초로 선점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며 “앞으로 100조원 이상에 달하는 추가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이번 유치를 계기로 울산은 전통적인 중화학공업 도시를 넘어, 글로벌 AI 데이터 산업의 전략 거점으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시는 이를 발판으로 데이터센터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추가적인 데이터센터 유치는 물론 인재 양성과 인프라 확충 등 후속 대응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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