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본보 6월16일자 1면)하는 것과 관련해 16일 “건축허가 절차를 5개월여만에 신속하게 마쳤으며, 앞으로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사업 추진을 돕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날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데이터센터 유치 개요와 배경, 기대되는 경제 효과 등을 소개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남구 황성동 일대 3만6000㎡에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한다. 2027년 11월까지 1단계로 40여㎿가 가동되고, 2029년 2월까지 100㎿ 규모로 완공될 예정이다. 이런 사업 계획이 본보를 비롯한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자 김 시장은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김 시장은 “지난해 1월부터 SK 측과 데이터센터 구축 협의가 본격화됐다”며 “올해 1월 신청받은 건축허가를 지난 5월 완료했으며, 5급과 6급 공무원 1명씩 사업 지원을 위한 전담 공무원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총 7조원에 달한다. 이곳에는 무려 6만장의 GPU가 투입될 예정이다. GPU는 동시에 대량의 계산을 수행할 수 있는 칩으로, 데이터센터는 각종 데이터를 보관하면서 GPU를 활용해 이 데이터를 AI 모델에 입력해 방대한 정보를 학습하게 한다. 단일 데이터센터 기준으로는 이례적인 규모다.
시는 국내외 여러 도시와의 유치 경쟁 속에서 △신속한 인허가 전담팀 운영 △주차장 조례 개정 등 투자환경 개선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AWS가 투자를 결심하게 된 주요 요인 중 핵심은 울산 부지의 경제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연산에 쓰이는 GPU와 고성능 고대역폭 메모리 등은 대량의 전력을 소모한다. 이 데이터센터 역시 2029년 준공되면 소형 화력발전소 1개만큼의 전력이 쓰일 전망이다. 그런데 울산은 SK케미칼이 운영하는 LNG(액화천연가스) 열병합발전소(SKMU)가 바로 옆에 있어 전력 조달이 수월하다.
또 데이터센터는 연산 과정에서 대량의 열이 발생해 열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데, 이 문제 해결도 용이하다. 바다가 가까워 냉각수를 조달하기 쉽기 때문이다. 또 SK가스는 LNG를 기화해 천연가스로 만들 때 발생하는 냉열을 활용하는 기술도 갖고 있는데, 울산 북항에 건설 중인 에너지 복합단지 등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데이터센터 냉각에 사용할 계획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 근처에 있으면 해저 케이블로 각종 데이터를 해외로 송수신하기도 유리하다.
김두겸 시장은 “바다 인접이라는 지리적 특성은 해수 냉각수 확보에 유리하며, 해저 케이블을 통한 해외 통신망 연결도 가능하다”며 “당장의 투자금은 7조원이지만, AI 산업 생태계가 본격 형성되면 100조원 이상의 파급효과도 가능하다. 울산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AI 중심도시로 방향을 잡았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시는 이번 프로젝트로 건설 일자리 1120개, 상주 근무 인력 144명 창출을 예상하고 있다. 취득세와 재산세 등 약 200억원의 지방세 창출 효과가 있고, 3년 주기의 서버 교체에 따른 지속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 또한 데이터센터 구축을 계기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관련 업계 혁신기업의 울산 유치가 용이해질 것으로 시는 전망했다. 이에 시는 자동차, 조선 등 주력산업에 AI 기술을 융합해 고도화하고, AI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체계를 초·중·고 및 대학으로 확장해 장기적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두겸 시장은 “향후 울산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되면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 공급이 가능해지고, 데이터센터 규모도 1GW로 확대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데이터센터 허브로 구축하는 방안을 기업과 협의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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