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마약성 진통제 대신 한방 치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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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생각]마약성 진통제 대신 한방 치료를
  • 경상일보
  • 승인 2025.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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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주원 울산시한의사회 학술이사

유명 골프선수 허인회에게 6개월 공식 대회 출장 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사유는 진통제 트라마돌 복용이었다. 허인회는 급성 통풍 증상으로 인해 통증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해당 약물은 주치의의 처방에 따라 복용된 것이었다. 그러나 트라마돌은 2024년부터 경기 기간 중 복용이 금지된 약물로 분류되었고, 이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복용한 것이 문제로 이어졌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는 치료 목적이 명백하고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을 참작하여 원래 1년이었던 출장 정지 기간을 6개월로 감경했다.

트라마돌은 비교적 약한 오피오이드계 진통제이지만, 여전히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통증을 완화하는 작용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약물들이 반복적 복용에 의해 신체적·정신적 의존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라마돌은 모르핀보다 중독성이 낮다고 평가되지만, 오랜 기간 혹은 고용량 복용 시에는 분명한 의존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운동선수처럼 반복적인 부상과 통증을 겪는 집단에서는 약물에 대한 내성이 빠르게 생기고, 점점 더 강력한 진통제를 요구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순환은 결국 선수의 경기력뿐 아니라 건강, 생명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미국에서 훨씬 더 심각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펜타닐은 모르핀보다 50배에서 100배 강한 합성 오피오이드로, 극소량만으로도 호흡을 억제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불법 제조된 펜타닐이 거리에서 유통되면서 사회적 재앙 수준의 중독 사태를 낳았다. 2022년 한 해 동안 펜타닐 관련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미국인은 7만명을 넘어섰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이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트라마돌과 같은 약물의 관리 소홀 사례가 반복된다면 머지않아 유사한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마약성 진통제 대신 침, 추나, 한약 등 한방 통증 치료가 보다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침 치료는 말초신경과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내인성 진통물질인 엔도르핀과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고, 추나 요법은 관절과 근육의 기능적 불균형을 바로잡아 통증의 원인을 해소한다. 한약은 염증을 억제하고 기혈순환을 도와 근본적인 체내 환경을 개선한다. 이들 치료법은 모두 약물 의존의 위험이 없으며,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치료가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특히 운동선수처럼 전신 상태의 균형과 회복이 중요한 집단에게는 한방치료가 경기력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허인회 선수의 사례는 단순한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통증 치료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에 대한 중요한 경고일 수 있다. 이제는 운동선수의 통증관리에서도 한방 치료의 가능성을 더 진지하게 검토하고, 스포츠 현장에서도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약물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몸의 균형과 회복을 중시하는 치료 방식이야말로 진정한 스포츠 의학의 미래일 것이다.

성주원 울산시한의사회 학술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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