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AI, 울산 제조업의 미래를 그리다 : 혁신과 상생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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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AI, 울산 제조업의 미래를 그리다 : 혁신과 상생의 길
  • 경상일보
  • 승인 2025.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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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현조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인공지능(AI)이 제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생산성 향상과 공정 혁신을 넘어 산업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의 역할과 미래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AI는 울산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국가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

AI는 이미 제조업 현장에서 생산성 극대화, 품질 관리 정교화, 에너지 효율 최적화, 작업 환경 안전성 강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고 있다. 포스코는 제선·전로·압연 공정에 AI를 도입해 품질과 안전을 개선했고, 삼표시멘트는 운영비 절감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제품 결함을 줄이고, 고위험 작업을 자동화해 인간의 창의성과 문제해결 역량을 보다 고부가가치 분야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울산은 이러한 AI 혁신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도시다.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S-OIL 등 핵심 기업이 집결해 있는 울산은 미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지속가능한 산업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AI 자율제조 선도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2027년까지 200개 자율제조 과제를 추진하며, 생산성 30% 향상, 결함 50% 감소, 에너지 소비 10%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도의 실증 지원 사례처럼, 울산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술 검증 및 실증 기회를 확대해 진입장벽을 낮추는 정책이 절실하다.

기술 도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산업 생태계 전반의 변화와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울산연구원이 제안한 빅데이터 기반 경제 예측 시스템은 정책의 정밀도를 높이고,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산업별 수요 예측과 공급망 최적화를 실현해야 한다. 또한, 센서와 AI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팩토리 구축은 고령화로 인한 숙련 기술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 기술의 단절을 막는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

기업 간 데이터 공유와 협업을 촉진하되, 개인정보와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기술적·제도적 장치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데이터 역량 격차해소를 위해 AI 제조 파운데이션 모델 보급을 추진하고, UNIST 등 지역 대학과 연계한 인재 양성 체계도 조속히 갖춰야 한다.

AI 기술은 울산의 탄소중립 전략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특히, 정유, 화학, 철강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에서 공정 최적화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는 지역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임과 동시에,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첨단 기술의 도입은 일자리 구조 변화도 동반한다. 단순 반복 작업은 자동화되겠지만, 이는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다. 시스템 개발, 데이터 분석 등 고숙련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될 것이다. 기존 제조업 종사자들에게는 맞춤형 재교육과 직무 전환 지원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산업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울산은 제조 산업이 집중된 도시로, AI 기반 전환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기보다는, 기존 주력산업에 지능형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이다.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 등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산업이 한 도시에 모여 있는 사례는 드물다. 여기에 1급수 태화강이 흐르는 울산은 산업과 생태계가 공존하는 독특한 도시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품고 있다.

울산이 스마트 제조 혁신을 선도한다면, 이는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넘어 대한민국 AI 산업 전반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 2030년 1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AI 시장에서 울산이 차지할 비중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또한 AI 기술의 확산은 향후 국제 산업 표준과 통상 규범에서도 울산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미래 산업의 표준이 돼가고 있다. 울산이 그 변화의 중심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고, 혁신기술과 숙련 인재가 시너지를 발휘하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면, 새로운 산업 역사를 써 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 바로 울산시 산업 전반의 혁신과 변화를 준비해야 할 때다.

백현조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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