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울산은 당연한 권리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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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울산은 당연한 권리를 요구한다
  • 경상일보
  • 승인 2025.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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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걸 울산시 시정홍보위원장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심장이다.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을 비롯한 중화학공업의 중심지이자, 전국 최고 수준의 전력을 생산하는 도시이다. 원자력과 화력, 신재생에너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국가 전력 수급의 기반이 되어 왔고, 덕분에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곳곳의 가정과 산업현장에 전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되어 왔다.

하지만 이런 전력 생산의 중심지인 울산이 정작 에너지 정책에서는 소외되고 있었다. 막대한 전력을 생산하고 있음에도 울산시민이 누리는 혜택은 미미하다. 오히려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 각종 환경규제와 입지 제한 등 피해만 감당하고 있다. ‘생산은 울산, 소비는 수도권’이라는 말이 현실이 된 지 오래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이 같은 현실을 지적하며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이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더 낮은 요금을 적용받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라고 말했다. 이 이야기는 울산시민에게 결코 낯선 말이 아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이보다 앞서 이 같은 말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그는 기회가 될 때마다 “전기요금의 형평성을 회복하고, 그에 걸맞은 보상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해 왔다. 이러한 일관된 목소리는 시민들의 강한 공감을 받았다.

그 결과, 울산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제정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2023년 5월,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중앙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한 울산시의 지속적인 건의와 노력 덕택이었다.

이 법은 중앙집중형 전력 체계를 지산지소(地産地消) 형태로 전환하고, 전력 생산지에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를 마련했다.

법이 제정된 이후 울산은 그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김두겸 시장은 값싼 전기요금이 현실화하면 “벌이 꽃을 찾아오듯, 어마어마한 투자가 울산으로 몰려올 것”이라고 줄곧 말해왔다. 최근 그 발언이 현실이 되고 있다. SK와 아마존(AWS)이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에 세계 최고 수준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AI 인프라의 핵심은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전력공급이다. 이 점에서, 다양한 에너지원과 전력 인프라가 집약된 울산은 글로벌 기업에게 최고의 입지다.

현재 울산시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절차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고 곧, 정부로부터 지정 발표를 앞두고 있다. 울산은 ‘가능성’이 아니라 ‘준비된 도시’다. 전국 최고 수준의 전력 생산량, 지역 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 수소 기반 신재생에너지 실증사업 등 이미 수많은 성과가 누적돼 있다.

물론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이 이름만 얻는다고 끝나는 일은 아니다. 세제·재정 지원, 전력 요금 차등제 도입, 송배전 설비의 지역 우선 투자 등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특화지역이 성공해야 다른 지역도 따라오고, 분산에너지 정책 전체가 작동한다.

김두겸 시장이 수년간 강조해 온 ‘에너지 정의’는 단순한 정책 요구가 아니라, 울산시민의 정당한 권리 요구다. 울산은 지금도 조용히, 묵묵히 대한민국을 밝히고 있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은 울산이 감당해 온 국가적 책임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며, 미래 에너지 전환의 중심지로 성장하기 위한 당연한 발판이다. 우리는 그 권리를 당당히 요구할 자격이 있다.

박용걸 울산시 시정홍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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