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은 더 이상 산업만을 상징하는 도시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산업과 문화, 자연과 기술이 어우러진 진정한 ‘꿈의 도시’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산업수도의 강점을 살리면서 문화·관광·체육 산업까지 키워 누구나 살고 싶고 즐기고 싶은 울산을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선 8기 울산시는 지난 3년 동안 지방시대를 선도하는 4대 특구 지정, 역대 최대 투자 유치, 문화관광 기반 확충,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까지 숨 가쁘게 달려왔다. 산업의 고도화와 시민 삶의 질 향상이 동시에 추진되며 울산은 새로운 도시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친기업 정책으로 역대 최대 투자 유치
김 시장은 민선 8기 들어 가장 인상 깊은 성과로 ‘지방시대 4대 특구 완성’을 꼽았다. 울산은 지난 2022년 법정문화도시 지정에 이어 2024년에는 기회발전특구, 도심융합특구, 교육발전특구까지 지정받아 대한민국 지방시대의 상징도시로 자리 잡았다.
김 시장은 “이들 특구는 단순한 행정구획이 아니라 울산의 미래성장을 위한 전략 공간”이라며 “기업 유치, 인재 양성, 정주 여건 개선이 선순환을 이루는 도시 구조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울산은 전례 없는 투자 유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총 25조1456억원의 투자와 1만2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는 민선 7기 대비 투자금액 164%, 고용인원 126% 증가한 수치이며, 역대 최대 실적이다.
김 시장은 “과감한 규제 개혁과 친기업 행정이 투자 유치의 핵심”이라며 “전국 최초로 공무원을 기업에 파견해 현장 민원을 실시간 해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수소, 이차전지, 미래 모빌리티 등 전략산업 중심의 투자 유치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특히 산업단지와 정주 여건, 교통망을 연계한 복합 투자 플랫폼을 통해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과 중소 혁신기업도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인력 확보를 위한 대응도 발 빠르게 이뤄졌다. 울산은 최근 정부 승인을 받아 전국 최초로 ‘울산형 광역비자’를 시행하게 됐다. 이는 단순 외국인 고용이 아닌 해외 현지 인력양성센터에서 사전 직무교육과 한국어 교육을 이수한 인재를 시가 직접 검증·추천하는 제도로 조선업 등 울산의 주력 산업에 꼭 필요한 기능인력 확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김 시장은 “이 제도는 국내 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외국인 근로자의 안정적인 정착까지 유도하는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사·문화 콘텐츠로 글로벌 관광명소 도약
울산의 변화는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문화와 관광 분야에서도 김 시장은 ‘꿀잼도시 울산’을 내세우며 과감한 정책들을 추진해왔다.
법정문화도시 지정과 울산공업축제의 35년만의 부활, 전국체전 등 대형 행사를 통한 도시 브랜딩은 울산의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했다.
오는 2028년에는 국제정원박람회가 개최될 예정이며, 이를 계기로 울산은 산업과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의 상징성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현재 박람회장 기반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며, 삼산여천매립지의 녹지조성과 태화강국가정원 연결을 위한 친환경 교통수단 도입, 교통·주차 대책도 함께 추진 중이다.
김 시장은 “정원박람회를 통해 울산이 삶의 질과 도시미관 면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광 콘텐츠의 질적 도약도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인 사례로 ‘울산 라이징 포트’가 있다. 미래형 모빌리티(UAM)를 활용한 실감형 콘텐츠로 울산의 주요 명소를 가상현실로 탐방할 수 있다. 또 친환경 2층 시티투어버스, 무장애 관광 프로그램, 반려동물 전용 관광열차 등 울산만의 차별화된 관광 자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유력한 ‘반구천의 암각화’도 울산의 문화자산 위상을 높이고 있다. 현재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ICOMOS는 등재 권고 의견을 제출한 상태다.
울산시는 세계유산을 품은 도시에 걸맞게 그 가치를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한 문화관광 기반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특히 암각화 유산에 특화된 보존·연구·전시·교육 기능 등을 위한 ‘세계암각화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며, 이를 중심으로 선사시대 테마공원과 각종 방문객 편의시설을 보강한다.
김 시장은 “울산이 세계인이 주목하는 문화관광 도시로 도약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세계암각화센터 건립, 선사문화공원 조성, 역사문화탐방로 정비 등을 통해 반구천 일원을 세계적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미래형 스마트 도시의 중심으로 성장”
에너지 정책 측면에서도 울산은 과감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아마존과 SKB가 공동 투자해 울산에 설립하게 된 것은 울산이 추진해온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전략이 주요 배경이었다.
시는 2023년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통과를 주도했고, 관련 조례 제정과 지원센터 설립, 전문가 추진단 구성 등 빈틈 없는 준비를 이어왔다. 그 결과 지난 5월 산업부 실무심의를 통과하며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울산시는 대한민국 산업의 핵심이자 미래를 이끌 반도체, 이차전지, AI데이터센터와 같은 첨단 산업의 중심지로 나아가고 있다. 이런 전력 다소비 업종의 성공적인 유치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 인프라 구축이 최우선 과제이며, 이를 위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은 필수다.
김두겸 시장은 “울산은 동북아 에너지 허브로서 석유·천연가스 저장시설을 갖추고 있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며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이 확정되면 울산은 에너지와 산업, 기술이 결합된 미래형 스마트 도시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